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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돋보기] SKT로 촉발된 3G 데이터 무제한


한눈에 살펴보는 이동통신 연대기 ⑨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유무선 서비스 혁신을 통해 사업자간 본원적 서비스 경쟁을 촉발시키고, 고객에게는 더욱 더 다양한 혜택이 돌아가는 1위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

2010년 7월 14일 당시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3세대통신(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한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최근 LG유플러스에 이어, KT가 4세대통신(4G)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연달아 내놨지만, 3G 시절 가장 먼저 데이터 무제한을 외친 곳은 다름 아닌 SK텔레콤이었다.

당시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파격적이었다. 데이터 트래픽을 분산시키기 위해 각 이통사가 3G뿐만 아니라 와이파이 커버리지 확대에 전면적으로 나서는 상황이었다. 이 와중에 오히려 트래픽 급증을 야기하는 요금제 신설로 인해 KT와 LG유플러스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당연히 일각에서는 트래픽 급증으로 인한 통신서비스 품질 저하를 우려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단순히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음성통화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있었던 때임에도 데이터로 음성통화(m-VoIP)를 할 수 있도록 제한 허용했다. 휴대폰을 무선통신모뎀처럼 활용할 수 있는 테더링 서비스도 추가요금없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일명 '무적칩'이 탄생하기도 했다.

트래픽 폭증을 대비하기 위해 2010년 5월 추가 할당받은 주파수에 3G를 얹었다. 속도 향상을 위해서는 HSUPA와 HSPA+를 지역별로 순차 적용키로 했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주파수 이용 효율성을 높이는 6섹터 솔루션을 도입했다. 기지국당 용량을 2배로 늘리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같은해 8월 26일 정부 인가를 받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정식 출시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출시 10일만에 100만명의 가입자를 돌파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당시 SK텔레콤 스마트폰 가입자 10명 중 6명이 데이터 무제한을 선택했다. 55요금제 이상 가입자는 무제한 서비스 발표 전 일평균 7천명 수준이었으나 출시 직후에는 일평균 1만5천명을 유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SK텔레콤은 기세를 몰아 데이터 무제한을 비유한 의성어 '콸콸콸'을 슬로건 삼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0월초 가입자는 150명을 넘어섰다. 9월에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1인당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데이터 무제한은 사용자에게 있어 음성에서 데이터로의 사용 패턴의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한편, 요금제 구조를 만드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당시 SK텔레콤은 데이터 무제한을 5만5천원 요금제인 '올인원55' 이상에 적용했다. 이 때문에 5만원대 요금제를 기준으로 저가와 고가 구간이 나뉘게 됐다.

KT는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에 대해 유선의 강점을 십분 발휘한 와이파이존과 와이브로 등으로 대항하는 한편, 통신서비스품질(QoS) 제한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SK텔레콤이 이례적으로 공식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고공행진에 KT도 결국 같은해 9월 10일 SK텔레콤과 비슷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기에 이른다. KT도 5만5천원의 i-밸류 요금제부터 데이터 무제한을 도입키로 했다. KT는 3G 무제한뿐만 아니라 가장 넓은 커버리지를 확보한 와이파이를 차별화 전략으로 가져갔다.

다만, KT의 와이파이 강점은 데이터 무제한을 통한 가입자 확보면에서는 자충수가 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이 150만명의 데이터 무제한 가입자를 유치한데 비해 KT는 약 60만명 가량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와이파이가 비교적 잘 갖춰진 KT 가입자의 경우 데이터 무제한이 제외된 4만5천원 요금제로도 원활한 활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좀 더 두터운 네트워크망을 과시할 수 있었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가장 늦은 2010년 10월 1일 5만5천원 오즈(OZ) 스마트55 이상 요금제에 데이터 무제한을 도입했다. 이로써 이통3사 모두 데이터 무제한을 제공하게 됐다. 당시 2G 네트워크망을 고도화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열악한 상황에 있었기에, 5만5천원 미만 요금제에서는 경쟁사 대비 약 10배 높은 데이터 사용량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편,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LTE 확산에 장애가 되기도 했다.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전국망 구축이 덜 된 초기 LTE를 선택하기보다는 기존 3G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데이터 제한없이 사용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LTE 상용화가 늦은 KT의 경우 LTE 스마트폰을 들여와 3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해외에서 3G용으로 판매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등을 구매대행으로 구입해 3G 요금제로 가입하기도 했다.

[연재] 한눈에 살펴보는 이동통신 연대기

1부. 카폰·삐삐, '모바일'을 깨우다 2부. 이통 5강 구도 'CDMA·PCS'의 시작 3부. 이통경쟁구도 '5→3강' 고착화 4부. 'IMT2000' 이동통신 '음성→데이터' 전환 5부. 도움닫기 3G 시대 개막, 비운의 '위피'
6부. 아이폰 쇼크, 국내 이통판을 뒤엎다7부. 3G 폰삼국지 '갤럭시·옵티머스· 베가'8부. 이통3사 LTE 도입기 "주파수가 뭐길래"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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