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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小기업 열전] (2) 드림투리얼리티..."유비쿼터스 시대를 기다렸다"


 

지난해 5월 전자문서 포맷 'CSD'를 발표하고 "PDF에 도전한다"며 호기를 부린 기업이 있다. 회사설립 올해로 6년째, 직원수는 고작(?) 17명이다.

이들이 도전하겠다고 덤벼든 기업은 미국의 어도비시스템즈. 전자문서 포맷 'PDF'를 인터넷 세상의 사실상 표준으로 만들어 버린 업체다. 직원수 4천여명, 한 해 매출만 우리돈으로 1조7천억원 규모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쯤되면 비교 자체가 부질없어 보이지만, 이들의 호기는 점입가경이다. "PDF는 개발된 지 15년이 지나면서 너무 커져버렸다. PC만 보고 개발했기 때문에, 모바일 세상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이제 CSD 세상이다."

드림투리얼리티(www.d2r.co.kr).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CSD를 발표한 지 이제 1년 4개월쯤 지났다. 이들의 호언장담은 지금 얼마나 현실이 돼 있을까.

◆전자문서 포맷 CSD

◆ 꿈을 현실로...하나둘 무르익는 꿈

드림투리얼리티의 출발은 이미지 처리 및 문자인식 기술에서 비롯됐다. 종이문서를 스캐닝해 이미지 문서로 전환해주는 문자인식과, 이 문서를 검색할 수 있는 검색기술 분야가 첫 출발이었다. 2차원 바코드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과 제품으로 금융권에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대량의 문서 처리가 필요한 은행이나 보험사 등에 제품을 공급했다. 수표를 대량으로 인식해 저장 보관한다거나, 보험 계약서를 자동인식해 관리하는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다 새로운 미래 사업으로 CSD에 주목하고 2년여의 개발끝에 지난해 선을 보였다. 배경은 향후 전개될 모바일 세상, 이른바 '유비쿼터스 세상'의 도래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리고 올 1월 기존 사업분야는 분사해 독립시키고, CSD에 '올인' 태세를 갖췄다.

CSD는 PDF보다 작고 가볍다. 이것이 CSD에 주목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다. 작고 가볍다는 것은 모바일 기기에는 더더욱 안성맞춤이다.

이들이 그리고 있는 그림은 유비쿼터스 시대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드림투리얼리티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이런 것들이다.

전자문서를 이제 PC에서 PC로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으로도 전송하고 받아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단문 메시지를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문서를 그 문서 그대로 휴대폰으로 전송하는 것이다. 물론 받아보는 사람은 워드프로세서 문서 그 모습 그대로 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단순히 개인적인 문서교환만이 아니라, 전자정부와 연결되면 각종 민원서류를 민원인의 휴대폰으로 전송할 수 있는 첨단 전자정부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주민등록등본을 휴대폰으로 전송받아, 그 자리 주변의 프린터에서 바로 출력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가정해볼 수 있다.

휴대폰뿐이 아니다. 통신망에 연결된 모든 기기가 CSD 적용대상이 된다. 교실의 책상을 디지털 책상으로 만들어, 참고서나 교과서의 내용을 CSD 포맷의 전자문서로 만든다. 전자참고서, 전자교과서 시대가 다가오는 셈이다.

전자교과서나 전자참고서는 전자수첩에도 담을 수 있고 요즘 주목받고 있는 PMP, 휴대형 게임기에서도 받아 볼 수 있다. 물론 만화책이나 그림책 등도 원래 모습 그대로 볼 수 있다.

"활용범위는 끝이 없어요. 무궁무진하죠." 드림투리얼리티는 이런 사례가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들의 꿈이 현실화하려면 주변환경의 도움이 필요하다. 워드프로세서 업체가 자신의 소프트웨어에서 CSD로 변환하는 것을 채택해야 하고, 이를 휴대폰으로 전송하려면 이동통신업체와 휴대폰 업체가 CSD를 수용해야 한다. 프린터, 게임기, PMP 등도 모두 마찬가지다.

이들이 CSD를 외면한다면 드림투리얼리티가 그리는 그림은 한낱 '혼자만의 꿈'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 잇따르는 '러브콜'

오는 10월 LG전자는 새로 출시하는 휴대폰에 CSD 뷰어를 장착해 내놓는다. 이렇게 되면 CSD 문서로 보내온 메시지를 휴대폰에서 그 모습 그대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한글과컴퓨터가 'UDS(Ubiquitous Document Service)'란 이름으로 '한글' 문서를 CSD 포맷으로 전환해 휴대폰으로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팬택앤큐리텔도 11월부터 CSD 뷰어가 장착된 휴대폰을 출시할 계획이며, 팬택은 2006년 2월 이후 해외출시모델에 CSD를 적용한다는 계획아래 개발중이다. 다른 휴대폰 업체들도 CSD 검토에 나섰다.

두산동아의 전자사전 '에이원프로'에도 11월이후 CSD뷰어가 장착된다. CSD 포맷으로 전환된 참고서나 기타 문서들을 전자사전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사이버뱅크의 DMB 폰에는 이미 CSD가 적용됐다.

해외에서도 CSD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유명한 게임기 개발업체에서 휴대형 게임기에 CSD를 장착할 계획이며 일본, 태국, 중국, 싱가포르의 대형 통신업체들과도 적극적인 검토작업이 진행중이다.

기업에서는 사내 전자문서 관리에 CSD를 적용할 수 있다. 감사원, KTNET, 교직원공제조합, 삼성생명, 건영, 인천광역시, 전남대학교가 이미 CSD를 채택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도 CSD가 기본 전자문서 포맷으로 정해졌다. KT가 전략적으로 추진중인 'U-School' 프로젝트에도 드림투리얼리티의 CSD가 적용된다. 교실을 완전히 디지털화하는 이 프로젝트에서 CSD는 전자문서의 기본 포맷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더 많다. 말을 할 수 없을 뿐이다.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로부터 각종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곳은 40~50곳이나 된다. 지금 회사의 개발자들이 신경이 곤두서 있다. 말 붙이기도 조심스러울 정도로 일에 치여있기 때문이다." 드림투리얼리티 관계자의 말이다.

꿈이 현실로 하나둘씩 이뤄져 가고 있는 것이다.

◆ "액정이 달린 모든 기기에 CSD를 깔겠다."...김종철 사장

그는 어려서부터 컴퓨터광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때 파스칼 언어를 이용해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컴퓨터에 빠져사는 아들을 보다 못한 아버지는 컴퓨터를 창고에 숨겨놓기까지 했다.

세종대 전산학과에 입학해서는 학교 전산실에서 살다시피했다. 수업은 늘 빼먹기 일수였다. 하루 18시간씩 컴퓨터와 씨름하며 살았다. 대학시절 글씨를 깨알처럼 작게 인쇄할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하기도 했다. 의뢰인은 같은 과 친구. '커닝 페이퍼'로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제대후 그는 현대전자 소프트웨어 공모전에 '미래'라는 인식기술을 개발해 입상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한글과컴퓨터에 입사, 1년 6개월간 근무했다. 당시 한컴은 밤낮 구별없이 일주일에 40시간만 근무하면 됐다. 덕분에 낮엔 학교를 다니고 밤에는 회사에서 근무했다.

1997년 12월 서울 마포 공덕동 빌딩의 옥상 가건물에서 처음 개인사업을 시작했고, 1999년 지금의 드림투리얼리티를 설립해 사업가가 됐다. 그는 창업한 이래 3년동안 한달에 한번 퇴근할 정도로 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렸다. 이렇게 해서 문자인식 기술, 이미지전처리기술, 바코드처리기술, 검색기술 등을 모두 자체개발해 금융권, 공공기관, 일반기업 등에 납품했다.

2002년부터 그는 향후 모바일이 세상의 중심이 될 것이며, 특히 휴대폰이 PC를 대신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휴대폰이 카메라, 동영상, DMB폰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정작 일상생활에 많이 사용하는 전자문서는 휴대폰에 널리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2003년부터 이런 전자문서 유통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PC뿐만아니라 휴대폰에서 전자문서를 저장, 조회하고 PC와 휴대폰이 상호 유통이 되고, 전자문서의 보관, 관리의 편의성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한다. 때론 실패와 좌절로 혼자 눈물까지 흘려가며 개발끝에, 2년여만에 'CSD'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는 창업당시 꿈을 현실로 구현하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이름을 드림투리얼리티로 정했다.

김종철(35) 드림투리얼리티 대표. 지금도 그는 꿈을 꾸고 있다. "액정이 달린 모든 기기에 CSD를 깔겠습니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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