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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小기업 열전] (1) 알티베이스...MMDBMS로 시장을 석권하다


 

어려운 시절이다. 화려한 조명과는 달리 IT 업계도 한숨은 넘쳐난다. 그러나 경기가 얼어붙었다 해서, 희망마저 얼어붙을 수는 없다. 그리고 실제 희망은 있다. '강소(强小)기업'이란 이름으로 <아이뉴스24>는 '작은' 시리즈를 하나 시작한다. 시장 경쟁에서 선전하며 희망의 지표가 될 만한 '작은' 기업들을 찾아 소개할 계획이다. 이들은 단순히 가능성뿐 아니라 실제 각자의 영역에서 '강자'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진정한 IT 강국은 이러한 강소기업이 산업이 밑받침이 됐을 때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들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나눠보자. 그리고 강소기업의 잇따른 출현을 기대해보자.[편집자주]

여의도 증권거래소 뒤편에 자리잡은 알티베이스의 사무실. 아침나절이면 서늘한 기운까지 느껴지는 가을의 문턱이지만, 이곳은 여전히 숨막힐 듯한 여름의 열기가 가시지 않았다. 연일 계속되는 회의와 토론, 김기완 사장은 입술까지 부르텄다.

"요즘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김 사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괜한 엄살은 아니다. 호기있게 '세계 최초'를 내걸고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에 '하이브리드 시대'를 선언했던 게 지난 4월이다. 그때 내놓은 제품이 '알티베이스 4(ALTIBSE 4)', 말 그대로 '야심작'이다. 올해안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한다는 계획표를 지키기 위해 알티베이스의 사무실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 있는 것이다.

올해안에 알티베이스가 이루려는 목표는 크게 두가지. 하나는 '알티베이스 4'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첫 고객을 확보하는 것. 또 하나는 공공시장에 첫발을 디디는 것이다.

이 두가지는 메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MMDBMS)으로 시장을 선점한 알티베이스가 틈새를 넘어 주류 시장에까지 발을 뻗치기 위한 발판이기 때문이다.

◆ 메인메모리 DB 시장서 우뚝서다

알티베이스(www.altibase.com)는 1999년 11월 설립됐다. 이후 국내 SW기업에게는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DBMS 시장에서 MMDBMS란 틈새 시장을 공략해 소리없이 강자로 부상했다.

DBMS는 운영체제(OS)와 함께 'SW 플랫폼'으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의 소프트웨어다.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글로벌 거인들의 독무대인 시장이다. 이들과 경쟁을 벌여보겠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결과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자, 현실적인 인식이다. 플랫폼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이 극히 드문 이유다.

그러나 알티베이스는 남들이 말리는 DBMS 시장에서 2005년 현재, 입지를 굳힌 기업으로 꼽힌다. 비결은 정면승부를 피하고 틈새시장을 노린 것. 그것이 바로 MMDBMS다.

▲ 메인메모리 DBMS란

DBMS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다. 모든 소프트웨어는 기본적으로 DBMS를 갖고 있다. 오라클이 바로 DBMS로 소프트웨어 업계 거인으로 등극한 기업이다. 그런데 이 DBMS는 하드디스크에 저장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것을 메인메모리에 올려 처리할 수 있는 DBMS가 MM DBMS다. 무엇보다 하드디스크 기반의 기존 DB와 비교해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어오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알티베이스가 개발 공급하고 있는 MM DBMS '알티베이스 DBMS 서버'는 구동과 동시에 데이터베이스를 메모리에 상주시켜 운영한다. 기존 디스크 기반 DBMS 기능은 그대로 제공하면서 실시간으로 발생되는 대용량 트랜잭션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처리 성능을 1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또한 로컬 데이터베이스의 변경을 물리적으로 떨어진 다수의 데이터베이스에 원격 복제하고 관리하도록 지원하는 이중화 기능을 이용하면, 사용자는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서만 변경 작업을 수행해도 데이터 이중화 시스템에 연결된 모든 데이터베이스에 동일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무정지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MM DBMS가 빠르다는 최고의 장점에도 시장 성장이 더뎠던 배경은 메인메모리 가격이 디스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메모리 가격이 점차 하락하면서 MM DBMS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일반적인 DBMS가 아니라, 데이터 저장소를 메인메모리로 선택한 것이다. 인터넷과 통신의 시대를 맞아 시장은 MMDBMS를 반겨줬다.

실시간 금융정보 및 증권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금융권에서 MMDBMS에 관심을 보였고, 통신업체들도 관심의 대열에 합류했다. 알티베이스의 고객 대부분이 바로 금융권과 통신업체들이다.

동양증권, 굿모닝신한증권, 코스닥증권시장, 수협은행 등이 시세 서비스 시스템에 알티베이스의 MMDBMS를 도입했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64개 사이트, 2천만 회원의 통합인증 시스템에도 알티베이스의 MMDBMS가 플랫폼으로 적용됐다.

이 밖에 KTF, KT, LG텔레콤, 대우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동부증권, LG투자증권, 한화증권 등이 알티베이스 고객명단에 올라있다.

오라클을 피해 틈새시장을 노렸다고 하지만, MMDBSM 시장도 무혈입성이 가능한 곳은 아니었다. 이곳에도 미국 출신의 전문기업이 입지를 굳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타임스텐(Timesen)이다. MMDBMS 분야의 선도적인 업체이자, 1위로 꼽히는 기업이다.

그러나 알티베이스는 설립 3년여만에 국내시장에서 타임스텐을 보기좋게 넘어섰다. 지난해 국내 MMDBMS 시장 규모는 15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올해는 23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티베이스는 지난해 약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시장 점유율 1위.

알티베이스는 "라이선스 기준으로만 하면 MMDBMS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고 호언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알티베이스의 올해 매출목표는 100억원이다. 올 상반기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설립이후 지금까지 흑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

◆ 예선은 통과했다. 이제 본선이다.

지난 4월 알티베이스는 '하이브리드 DBMS'란 리본을 내걸고 '알티베이스 4'를 발표했다. MMDBMS와 기존 하드디스크 기반 DBMS의 장점을 하나로 묶었다는 설명이다. MMDBMS의 빠른 속도와 하드디스크 기반 DBMS의 대용량 처리능력을 결합한 것이다.

사실상 틈새시장을 넘어 주류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MMDBMS 시장에서 알티베이스의 입지는 확고하다. '시장 점유율 70%'가 말해주 듯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섰다. 그러나 MMDBMS는 DBMS 시장 전체로 볼 때 작은 시장이다. 기존 하드디스크 기반 DBMS 시장이 10배 가까이 크다.

알티베이스가 MMDBMS를 발판으로 주류 시장인 하드디스크 기반 DBMS 시장까지 넘보고 나선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플랫폼 시장 경쟁에서 알티베이스는 예선은 무사히 통과했다. 이제 본선에 올랐다. 이곳에선 말 그대로 거인들과의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IBM, 사이베이스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하다. 여기에 국산 DBMS의 맏형으로 꼽히는 케이컴스도 버티고 있다.

만만치 않다. 아니, 벅찬 싸움이다. 그러나 피할 수도 없다. 성장하는 틈새시장을 기존 플레이어들이 가만 둘리 없기 때문이다. 거인의 역공은 시작됐다.

MMDBMS 시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하이브리드 DBMS '알티베이스 4'를 선보인지 2개월이 지난 올 6월, 오라클은 타임스텐을 전격 인수했다. 하드디스크 기반 DBMS 시장의 최강자 오라클은 거꾸로 MMDBMS 시장까지 노리고 나선 것이다.

알티베이스가 '하이브리드'란 이름과 기능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도 기존 업체들과 직접 경쟁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 승부수였다. MMDBMS로 틈새를 개척했 듯, 하이브리드로 또 하나의 틈새전략인 셈이다.

틈새시장 공략이라는 것만으로 알티베이스의 오늘을 설명할 수는 없다.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알티베이스의 시작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연구 프로젝트에서 비롯됐다. 기술이전을 받고, 핵심 연구인력까지 가세해 출발한 것이 알티베이스다. 설립후 매년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며 기술개발에 전력한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하이브리드 DBMS'를 발표하면서 '세계 최초'를 당당히 선언했던 것도 기술에 대한 자신감에서다. '알티베이스 4'의 시장 안착에 눈코뜰 새 없는 가운데서도 알티베이스는 차기 제품 개발에도 돌입했다. 자신감의 배경은 또한 끊임없는 기술개발에서 나오고 있다는 반증이다.

하이브리드를 내세운 전략의 성패는 아직 판가름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성패의 분수령이자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알티베이스는 첫 고객확보에 전력하고 있다. 현재 3~4개 사이트에서 현장 테스트가 진행중이다.

올 하반기는 그래서 알티베이스에게 중요하다.

출발한지 만 5년. 예선전은 무난히 통과했다. 그리고 이제, 긴장속에 본선을 기다리고 있다. 이 긴장이 멈추지 않는 한 알티베이스 사무실의 열기는 식지 않을 것이다.

◆ "이제 주류 시장에 도전한다"...김기완 알티베이스 사장

한국오라클에 몸담고 있던 김기완 사장은 실시간 데이터 처리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중 ETRI에서 추진중인 MMDBMS 개발 프로젝트, 일명 '미스터 알티'를 만나게 됐고 성공예감속에 독립을 결심했다. ETRI로부터 기술이전을 받고 핵심 연구원까지 가세한 가운데 2000년말 MMDBMS 상용화 제품 '알티베이스'를 선보였다.

김기완 사장의 생각은 들어맞았고, 알티베이스는 짧은 기간에 독자적인 영역에서 자리를 굳혔다. 그리고 이제 더 큰 싸움을 시작했다.

"MMDBMS는 앞으로 계속 커질 겁니다. 기존 하드디스크 기반 시장을 위협할 거에요. 그럼 기존 플레이어도 가만 안 있을 겁니다. 오라클이 타임스텐을 인수한 것도 다 그런 맥락이죠. 이미 그런 것에 대비해 먼저 선수를 친 것이 하이브리드 DBMS입니다."

김 사장은 이미 예견했던 일이라는 듯 말한다. 그러면서 "벌써 오라클의 견제가 시작됐어요. 공격적인 타임스텐 영업이 시작된 거죠"라며 긴장의 고삐를 당기 듯 말한다.

그러나 공격은 이미 알티베이스가 먼저 한 상황이다. 김 사장은 "플랫폼은 무엇보다 기술이 큰 과제인데, 우리는 대형 증권 및 통신업체 고객을 다수 확보했다. 이는 시장에서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증거"라며 "하이브리드 DBMS에 대한 관심도 예상외로 높다. 올해안에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선 보일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시장 진입보다 더 큰 고민은 다른 데 있다고 말한다. "더 큰 시장에 나선 만큼 조직정비가 큰 과제죠. 이미 10여명의 인력이 충원됐지만, 더 많이 필요해요. 사람이 늘어나니까 조직관리도 예전과 다르고 그래서 그런지 더 정신없이 바쁜 것 같아요. 아주 죽겠어요."

엄살부리듯 고민을 털어놓고는 바로 말을 바꾼다. "내년에는 알티베이스의 이름이 더 자주 시장에서 오르내릴 겁니다. 두고보세요."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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