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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모바일 만나 '꺼지지 않는' 촛불 타오른다


모바일 시대 디지털 기술과 만나 새로운 촛불집회 모습으로

[성상훈기자] 지난 주말에도 여지없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의 '촛불'이 타올랐다. 소셜미디어,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의 촛불은 지난날 타올랐던 모습과 사뭇 달라졌다.

스마트폰으로 촛불의 빛을 대신하는가 하면 모바일로 끈끈하게 연결된 연대감을 통해 스스로의 의지를 타인과 자연스럽게 공유하며 스스로 행동하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

지난 26일 1천500여개 시민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에 따르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는 제5차 촛불집회는 서울 광화문 일대에만 150만명, 지방 도시에서도 40만명이 참여하면서 총 190만여명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인원이 모였다.

경찰측은 이날 광화문에 27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지하철 운행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5호선 광화문역과 1, 2호선 시청역 등 집회 현장 주변의 12개 지하철역에서 승하차한 인원이 총 152만3천340명으로 집계됐다.

통신사 집계를 통해서도 서버 수용량의 20배가 넘는 통화시도가 몰렸고 통신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140만명 이상이 이날 광화문 광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데이터'를 통한 집계로 집회 참가의 의미를 더하고 있는 것.

◆ 집회 참여 규모도 IT로 스마트 하게 측정

과거에는 '추산'에 의존하고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던 인원 데이터는 이번 광화문 촛불집회를 기점으로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한 셈이다.

숫자가 곧 민심의 크기를 증명하다 보니 다양한 기술과 방법을 동원해 숫자를 체크하고 증명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매장 내 휴대폰 무선신호(와이파이 및 블루투스)를 감지하는 센서를 광화문 일대에 설치해 유동인구를 측정하는 기술까지 등장했다.

김덕진 한국인사이트연구소 부소장은 "추산을 넘어 '집계'가 가능할만큼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오프라인 행사시 디지털 데이터를 수치화 하는것이 가능해졌다는 의미가 있다"며 "경찰 추산을 넘어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통계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촛불을 드는 시민들의 모습도 바뀌었다. 첫눈이 내린 궂은 날씨 탓도 있겠지만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는 발언이 무색하게 '스마트 촛불'을 든 시민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LED 촛불을 든 시민도 있었고 심지어 바주카포 모양의 거대한 LED 촛불을 들고 나온 시민, 스마트폰에 장착된 플래시를 촛불 대신 든 이들도 있었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올라온 스마트 촛불 애플리케이션은 약 20여개. 어떤 앱이 배터리 소모가 더 적은지, 더 밝은지 등에 대한 의견들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파되고 공유됐다.

◆소셜미디어 안에서 대동단결

소셜미디어의 '연결성'은 페이스북 라이브와 광화문 촛불집회가 만나면서 다시 한번 증명이 됐다.

2004년과 2008년에도 촛불 시위가 열렸지만 지난 주말 열린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너나 할것 없이 스마트폰으로 현장 상황을 '라이브'로 생중계했기 때문.

언론사들도 자사 계정을 통해 페이스북 라이브로 실황을 알렸고 사진과 동영상으로만 봤던 과거와 달리 '실시간'으로 촛불 시위 현장을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다.

라이브 영상은 소셜미디어 안에서 또 다른 사람들과 공유되고 동영상을 통해 간접 체험을 하도록 해준다.

◆IT로 시위 문화도 바뀐다

시민들중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민 스스로 행동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필터 버블(Filter Bubble)' 이론처럼 시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 끈끈하게 '연대'를 만들어가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동기부여를 만들고 있다.

필터 버블은 미국의 정치 참여 단체 '무브온'의 이사장인 엘리 프레이저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주창했던 이론이다.

이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사용자의 성향이나 기호, 관심사, 검색기록을 수집해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만 습득하게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과거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에 의존할때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분야와 싫어하는 분야가 6:4 또는 7:3 비율로 정보를 접했지만 페이스북에서는 알고리즘 고도화로 인해 9:1이나 10:0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만 습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본인들의 타임라인에 광화문 촛불 집회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본인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더 끈끈한 연대감을 가진다고 말한다.

이들은 혹여 집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미안한 마음을 느끼기도 한다. 실제로 참석하지 못한 사람은 미안하다는 표현을 담은 게시물을 게재하는 경우가 눈에 많이 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대감은 모바일 시대에 소셜과 디지털 기술이 만나 꺼지지 않는 새로운 촛불을 들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데 일조하고 있다.

김덕진 부소장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소셜과 모바일 차원에서 보면 페이스북 라이브와 더불어 소셜 자체의 알고리즘 힘이 제대로 작용한 현상"이라며 "시민들 스스로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참여하게 만드는 효과를 만들고 사진 인증은 리워드 개념같은 작용을 하면서 친한 사람들은 더 끈끈해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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