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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에도 '은행 마비' 없었다…일부 업무는 안돼


파업 참여로 듬성듬성 창구 빈자리

[김다운·윤지혜기자]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해 2년 만에 금융노조 총파업이 열린 23일, 우려됐던 '은행 마비 대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파업 참여율이 높은 일부 영업지점은 업무를 제한하거나 고객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불편을 겪었다.

23일 금융노조는 오전 9시부터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집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총파업은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이날 오전 서울 공덕동의 한 IBK기업은행 지점을 방문한 결과, 영업은 이뤄지고 있었으나, 창구의 절반 가까이 '연수중'이라는 팻말이 놓여 있었다.

기자가 대기표를 뽑자 앞에서 10명이 대기 중이라고 했지만, 대기석에 고객이 1명도 없었던 것으로 볼 때 8~9명 정도는 기다리지 않고 그냥 나간 것으로 보였다.

기자가 입출금통장을 만들러왔다고 했더니 직원은 "오늘 꼭 만들어야 하는 것이냐"며 "만들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괜찮겠냐"고 물었다.

정오무렵 방문한 신길동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은 6개 좌석 중 3석이 비어 있었다. 특히 입출금 창구 3석 중 2석이 식사 및 파업 참여로 비는 바람에 직원 1명이 모든 업무처리를 하는 상황이었다.

평소 이 은행을 자주 이용한다는 권모씨(50세, 여)는 "점심시간 전에는 평소처럼 사람이 빠지는 것 같았는데 점심시간이 되자 일처리 속도가 늦어지는 것 같다"며 "창구에 한 명 밖에 없다 보니 더 속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금융노조 총파업에 참여한 인원을 1만8천명 수준으로 집계했다. 전 은행 직원 대비 참가율은 15% 수준이다. 특히 영업점포가 많은 대형 4개 시중은행의 경우 파업참가율은 3% 내외로 낮다고 봤다.

실제 서울 시내 곳곳의 은행 영업지점들은 대부분 정상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며칠 전부터 총파업 안내가 미리 나가면서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숫자가 평소보다 줄어든 분위기였다.

이날 우리은행 지점을 찾은 박모씨(66세, 남) "자동화기기(ATM)의 버튼이 잘 안보여서 평소에도 창구를 이용하는데 오늘은 은행에 도착해 5분도 안 걸린 것 같다"며 "파업이라고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이 안 온 모양"이라고 말했다.

한 은행 영업점 직원은 "평소보다 고객이 없어 한산한 분위기"라며 "업무 차질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공공기관으로 먼저 성과연봉제가 도입됐던 기업은행이나 특수은행인 NH농협은행 등의 일부 지점에서는 파업 참여율이 높아 은행 업무가 제한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원도 원주의 우모씨(61세, 여)는 "원주 단위농협에서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봤지만 농협중앙회 지점은 파업 때문에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우므로 되도록 가지 말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17개 은행 본점에 검사역 50여명을 파견하는 등 총파업 대응 체제에 나섰다. 본점과 영업점의 전산시스템 정상 가동, 거점점포 운영상황, 대체인력 투입 계획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한국은행도 파업으로 금융 전산망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경우 마감 시간을 연장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다운·윤지혜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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