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원윳값 인하에 난감한 유업계…"소비자가 인하, 글쎄"


원유가격연동제 시행 후 첫 인하…업계 "인하폭 작고 적자 심해 힘들 듯"

[장유미기자] 우유업체들이 원유 가격 인하에도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유 가격이 너무 높아진 상태에서 소폭의 가격 인하만으로 우유 생산비 하락에 큰 영향이 없을 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우유 과잉공급과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당장 제품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어 오는 8월 1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원유 기본가격을 리터당 940원에서 18원 내린 922원으로 인하키로 했다. 원유가격이 인하된 것은 지난 2013년 원유가격 연동제가 도입된 후 처음이다.

원유가격연동제는 생산자와 유가공업체의 갈등을 막고 낙농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생산비 보전을 목적으로 지난 2013년 8월 시행됐다. 그러나 생산비를 보전하기 위한 취지와 달리 제조비용, 유통비용까지 동반 인상되는 부작용이 발생됐다. 이로 인해 국내 유업계는 매출 부진과 공급 과잉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면서 흰 우유 부문에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유업계가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원유가연동제와 함께 원유쿼터제가 도입되면서 각 업체들이 매년 일정량의 원유를 정해진 가격에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유 소비는 줄어들고 있지만 의무적으로 낙농가의 원유를 사야하는 탓에 재고가 계속 쌓이자 업체들은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분유로 가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분유 재고량이 큰 폭으로 늘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재고가 남아도는데 우윳값이 내려가지 않자 불만을 제기했다. 여기에 이번에 원유가격이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내려간 만큼 제품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일로 100원 이상의 가격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소비자 가격은 유업체와 유통업체간에 협상을 통해 결정되는 사안이지만 원유가격이 18원 밖에 내려가지 않아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원유 가격은 소폭 내려도 인건비 등 여러 비용의 인상분을 고려했을 때 우유값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원유가격이 정해지면 이에 따른 소비자 판매 가격은 한 달 반에서 두 달 뒤 정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소비자 가격 결정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각 업체들이 흰우유 부문에서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해외 원유가격에 비해 국내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소비자 가격을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유가격연동제를 이유로 원유가격을 대폭 올렸던 업체들이 이번에 원유가격이 내렸음에도 우윳값 인하의 움직임이 없다면 분명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이 있을 것"이라며 "흰 우유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원윳값 외 생산비 부담이 가중된 유업체들로서는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원윳값 인하에 난감한 유업계…"소비자가 인하, 글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