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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에 자살까지...아프리카TV '별풍선' 빛과 그림자


정부도 인터넷 개인방송 예의주시…업계 "선순환 자정노력 필요"

[성상훈기자] 인터넷 개인방송 서비스 아프리카TV의 유료 수익 모델 '별풍선'이 콘텐츠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과 개인방송 생태계 기반이라는 주장이 엇갈린 가운데 정부도 이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조짐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프리카TV 별풍선과 관련 회사 공금을 횡령해 실형을 받거나 자살 사건이 일어나는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30일 부산지법 형사4단독 심현욱 부장판사는 회삿돈 4억5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 모씨(22. 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최 씨는 항소를 포기했고 실형이 확정됐다.

최씨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1년 6개월간 277차례에 걸쳐 회삿돈 5억2천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후 이 중 4억 5천만원을 임의로 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최씨는 횡령한 자금 중 1억5천만원을 아프리카TV 인기 남성 BJ에게 별풍선을 선물하는데 사용했다.

지난달 17일 군산에서는 아프리카TV 인기 여성 BJ에게 1억원 상당의 별풍선을 선물했던 이 모(37. 남)씨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는 자신을 일산에 사는 사업가로 소개하고 해당 여성 BJ를 만났고, 만남을 가질때마다 자동차를 렌트하거나 옷을 사입는 등 자신의 정체를 감춰왔다.

그러나 돈이 바닥나고 생활고를 겪으면서 해당 여성 BJ와 갈등을 빚다 홧김에 1억원을 주고 성매매를 했다며 해당 여성 BJ의 나체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외에도 지난달 27일에는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찍어 개인방송을 했던 남성 BJ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또 지난달 4일에는 별풍선 수익을 위해 시속 180km 이상 달리며 난폭운전을 했던 남성 BJ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이들 사례는 모두 아프리카TV의 유료 수익 모델 '별풍선'을 선물하거나 또는 받기 위해 벌어진 일들이다.

◆정부도 인터넷 개인방송 예의주시

정부도 이같은 문제가 이어지면서 대책 마련 등에 고심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여성가족부는 지난 4월 '제2차 청소년 보호 종합대책'을 확정하고 인터넷 개인방송 등 '신종 유해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터넷 개인방송을 신종 유해물로 표현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지만 정부가 인터넷 개인방송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방심위는 지난달 10일에도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아프리카TV에 대해 아동·청소년 보호 기준 마련, 아동·청소년 BJ의 방송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기술적 보안 장치 마련 등 실효성 있는 '아동·청소년 보호 활동 강화' 조치를 권고하기도 했다.

방심위는 현재까지는 현행법상 '자율 규제'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율 규제가 효과가 없을 경우 '강제 규제'를 할 수 있는 수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플랫폼 문제 아냐' 주장도

그러나 업계에서는 플랫폼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이용자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부 규제도 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별풍선은 시청자들이 BJ에게 선물하는 유료 아이템이다. 초창기 아프리카TV 추천 기능이었던 '별'과 팬덤을 상징하는 '풍선'을 결합돼 만든 것이다. 가격은 1개에 100원. 시청자들이 BJ에게 별풍선을 선물하면 BJ 등급에 따라 20~40%를 떼고 수익을 가져간다.

이 탓에 별풍선은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들의 주요 수익원이 되고 있다.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 BJ는 한번에 30만~50만개(3천만원~5천만원)를 선물받는 사례도 있다.

또 다른 개인방송 서비스 트위치TV에도 별풍선에 해당하는 '도네이션'이라 불리는 수익 모델이 있다. 트위치TV 개인방송 진행자(스트리머)는 시청자들로부터 기부에 해당하는 도네이션을 계좌로 이체 받는다. 방송중 적게는 몇달러, 많게는 몇백달러씩 받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MCN 기업 임원은 "노출이 많은 옷을 입고 별 다른 콘텐츠 없이 별풍선을 받으면 신체 일부를 보여주는 사례 때문에 논란이 되기 시작한 것"이라며 "본래 별풍선의 취지는 BJ들이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만드는 '자발적인 기부'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TV에서 하루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12만개 수준. BJ는 월 30만명에 하루 유입 시청자 수도 60만명 이상이다. 이처럼 많은 개인방송 BJ들이 '직업화' 되고 개인방송 생태계의 근간을 만든 것도 별풍선이 크게 일조했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아프리카TV BJ 들이 자발적으로 이벤트를 만들어 별풍선을 '사회기부'로 사용하는 등 긍정적인 전례도 있다.

특히 국내 MCN 분야에서 활동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아프리카TV BJ를 병행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크리에이터 수익의 근간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BJ에 대해서는 플랫폼 운영 주체가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콘텐츠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걸러내고 있다"며 "최근에도 불건전 채팅을 방지하는 금칙어 자동 차단 기능을 도입하는 등 청소년들의 언어폭력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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