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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임종룡 금융위 "구조조정시 빅딜 없어"


"이해관계자들 책임 분담 필요해… 대주주 경영책임 물을 것"

[이혜경·이민정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조선·해운업계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인위적인 빅딜은 없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관계자들의 책임 분담을 촉구하고, 대주주들의 경영책임도 묻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임 위원장은 26일 열린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기업 구조조정은 이해관계자들의 손실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며 "이런 과정에서 기업, 정부, 채권단이 역할을 분담해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지원 규모에 대해서는 "구조조정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지원규모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그동안 진행된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국책은행의 건전성에 문제는 없는지?

현재 국책은행의 건전성은 기업 구조조정에 큰 문제는 없다. 작년 말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산업은행은 14.2%, 수출입은행은 10.0%이고, 작년 중 구조조정 기업에 대해 충당금도 추가로 적립한 상황이다.

그러나 적극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황 변화에 적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책은행의 충분한 기초체력 보강이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 자본확충을 하려는 것이다. 구조조정 상황을 점검하면서 관계기관이 국책은행의 건전성 및 자본확충 필요성에 대해 검토하겠다.

Q.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용선료협상에 성공하게 되면 합병을 추진할 것인가?

현대상선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채무조정, 자율협약 채권자 채무조정 등 3단계의 과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금은 용선료협상이 진행 중일 뿐이며 앞으로 어려운 채무조정과정이 남아 있다. 한진해운도 이와 동일한 수준과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양사의 합병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시기상조이고 적절하지도 않다. 앞으로 양사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게 되면 채권단을 중심으로 해운산업의 상황, 채권회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문제다.

Q. 조선업 전반의 개편방향은? 대형3사간 합병 추진하나?

소유주가 있는 대형사를 상대로 기업간 자율이 아닌 정부 주도의 합병 강제나 사업부문간 통폐합 등 빅딜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다만 산업은행 소유인 대우조선은 추가 자구계획을 수립하고,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도 주채권은행이 경영개선을 위한 최대한의 자체계획을 받고, 계획 이행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조선업 전반적으로는 미래 포트폴리오, 선종별 수급전망, 업체별 최적 설비규모 등 제시를 위한 업계 공동의 컨설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Q. 산업구조조정으로 대규모실업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하나?

인력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경제·사회적으로 큰 파급효과를 미치는 만큼 정책대응을 병행할 예정이다.

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실업 발생 가능성 등을 채권금융기관, 관계부처와 함께 지속 모니터링하고, 고용 사정의 급격한 악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고용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지원하는 방안 적극 검토할 것이다. 개별 기업 노사의 적극적인 자구노력 지원과 함께 고용구조 개선, 원·하도급 격차 해소 등 해당 업계 전반의 노력도 유도하겠다.

Q. 조선·해운업계의 부실화는 경기 문제뿐만 아니라 경영 책임 문제도 있는데.

경영 측의 문제가 있다. 대주주는 기업 부실에 대한 고통을 채권자나 근로자와 함께 분담해야 한다. 부실 경영에 대해 정부가 민간 기업에 책임을 추궁하는 방법은 없다. 이것은 온전히 주주들의 몫이다. 그러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부실화 문제는 반드시 따져야 한다. 우선 전직 경영인에 대해서 고발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검찰이 수사를 하는 등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처리 과정이 뒤따를 것이다. 또한 국책은행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감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에 대한 국책은행의 부실경영 책임 규명이 이뤄질 것이다.

최은영 한진해운 전 사주가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 결정이 나기 직전에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 전량을 매각해서 자율협약 소식을 미리 알고 손실을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 최 전 사주의 주식 처분과 관련해서는 금융위 산하 조사단에서 어제 직접 조사를 시작했다. 만일 위법 사실이 있다면 엄정히 책임을 물을 것이다. 앞으로도 기업이나 대주주 등와 관련된 이해관계상 법규 위반이나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가 나타난다면 철저히 추적해서 책임을 추궁할 것이다.

Q. 그동안 지원된 정책 자금이 구조조정을 늦췄다고 보는 견해도 있는데?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정책자금은 민간에서 시장 실패의 부담을 떠안기 힘든 분야에 사용된다. 이것이 없다면 국가적으로 형평성 측면에서 고려돼야 할 부분들을 놓치게 되며 우리 금융에는 많은 사각지대가 발생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책금융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정책 금융가들이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Q. 구조조정 재원으로 한국은행의 자금이 투입되면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양적완화'가 아닌지?

새누리당의 양적완화 개념은 산은의 산금채를 한은이 사줘서 그 유동성이 흘러가게 하자는 것인데, 지금 하려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중요한 것은 산은에 자본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국책은행으로서 손실을 부담하는 능력이다. 산업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구조조정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Q. 현대상선의 경우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현대상선에만 맡길 게 아니라 정부가 나서야 하는 것 아닌지?

해운업 구조조정의 핵심은 용선료(해운사가 선주에게 운행용 배를 빌리는 요금) 협상이다. 지난 1월부터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 해왔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용선료는 시세보다 4~5배 높은데, 어떤 경우는 최장 계약이 2026년까지 되는 것도 있다.

채권단(은행)은 해운사에 자금을, 선주들은 배를 빌려준 동등한 채권자다. 채권단이 해운사로부터 받을 돈을 깎아주듯이 선주들도 용선료를 낮춰서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용선료 협상이 꼭 필요한 이유다. 선주들이 형평성 있게 손실 분담을 인식하고 협상에 임해줄 것을 기대한다.

최종 제안서와 함께 채권단이 희망하는 시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오는 5월 중순까지 선주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시안대로 구조조정을 시행할 것이다. 용선료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마지막 남은 카드는 법정관리다.

Q. 용선료 협상이 되어도 우리나라 해운사들이 현재 재편중인 글로벌 해운 얼라이언스(해운동맹)에 참여하지 못하면 낭패인데?

해수부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얼라이언스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 협조요청공문(컴포트레터)도 발송했다. 구조조정 정상화 계획이 성공하면 채권단과 정부가 최선을 다해서 얼라이언스 참여를 지원할 것이다.

Q. 구조조정시 구체적인 지원 규모가 나오지 않았는데?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 중 어떤 기업이 정상화가 될지 혹은 시장에서 퇴출될지 확정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얼마를 지원하고 확충할 것인지를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앞으로 한국은행, 기획재정부와 함께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고 논의할 것이다. 다만, 국책은행이 자본을 확충해야 된다는 사실을 각 기관이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분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혜경·이민정기자 lmj7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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