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탁기자] 국내 30대 그룹의 지난해 고용 인원이 4천500명가량 감소해 고용 증가율이 -0.4%를 기록하면서 지난 1년 동안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100만명 가량을 고용하고 있는 30대 그룹 가운데 17곳은 고용이 늘었고, 12곳은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와 GS, 한화 그룹 등의 고용이 크게 늘어난 반면 포스코, 두산, 현대중공업 등 업황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그룹의 고용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12일 기업경영성과 분석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30대 그룹 소속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72개사의 2015년 말 기준 고용 인원을 조사한 결과 총 101만3천142명으로 2014년 말의 101만7천661명(282개사)에 비해 4천519명(0.4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그룹의 작년 투자 증가율이 17.9%였던 점에 비춰보면 '고용없는 투자'가 현실화 된 셈이다.
30대 그룹에 새로 포함된 하림이 1936명을 증원한 것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고용 감소폭은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별로는 17개 그룹이 고용을 늘렸으며, 12개 그룹은 줄였다. 부영그룹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집계에서 제외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유통 등의 고용이 많이 늘어난 반면 장기 침체에 빠진 철강·조선 등은 큰 폭으로 줄었다.
1천명 이상 고용을 늘린 그룹은 현대자동차, LG, 한화, GS, 신세계, 현대백화점, 하림 등 7개였다.
삼성, 포스코, 현대중공업, 두산, 금호아시아나 등 5개 그룹은 고용이 1천명 이상 크게 줄었다.
고용인원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삼성으로, 2014년 23만6457명에서 작년에는 22만2821명으로 1만3636명(-5.8%)이나 줄었다. 삼성의 이 같은 고용 감소는 삼성테크윈 등 방산·화학부문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으로 넘기는 ‘빅딜’ 영향으로 고용 인원이 많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화그룹은 분석 대상 계열사 수가 10개에서 12개로 늘었고 고용도 2만7천여명에서 3만2천여명으로 5천명 가량(약 19%) 증가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도 계열분리로 계열사수가 5개에서 3개로 줄어든 탓에 고용인원 감소폭이 컸다. 2014년 1만7773명에서 작년에는 1만5249명으로 2524명(-14.2%) 줄었다.
이들을 제외하면 고용인원이 가장 크게 감소한 그룹은 포스코다. 포스코는 2014년 3만4천535명에서 작년에는 3만1천740명으로 2천795명(-8.1%) 줄었다. 이어 두산 2천297명(-10.9%), 현대중공업 1천539명(-3.9%), KT 932명(-1.9%)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이밖에 SK도 5만6163명에서 5만5천261명으로 902명(-1.8%) 줄었고, 롯데는 6만357명에서 6만43명으로 314명(-0.5%) 감소했다.
반면 현대자동차 그룹은 2014년 15만3174명에서 작년에는 15만6147명으로 고용을 2천973명(1.9%) 늘렸다. GS와 신세계도 각각 3천378명(17.6%), 2천40명(5.0%) 늘렸다. LG(1천426명, 1.2%), 현대백화점(1천281명, 16.1%)도 고용이 늘었다.
개별 기업별로는 통합 삼성물산과 GS리테일이 각각 7천800명, 4천400명가량 늘어나 가장 많았지만 합병 효과와 매장 시간제 근로자들의 직원수 포함으로 실질적인 고용증가는 아니었다.
이들을 제외하면 현대차의 고용인원이 1천448명 증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이마트(1천384명), LG화학(657명), 신세계푸드(650명) 등의 고용이 크게 늘었다.
반면 고용인원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삼성전자였다. 지난해 2천484명의 고용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롯데쇼핑(-1천850명), 삼성디스플레이(-1천734명), 두산인프라코어(-1천659명) 등이 뒤를 이었다.
김두탁기자 kd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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