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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애널리스트 리포트 독립성 침해 곤란해"


"비판이나 반론은 좋지만 상장사 방문 거부는 바람직하지 않아"

[이혜경기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작성한 리포트의 독립성이 침해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금융투자업계가 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7일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의 김준호 자율규제위원장은 긴급브리핑을 통해 "리포트에 대해 누구나 비판이나 반론을 할 수 있지만, (그 방식은) 합리적인 토론이나 근거 있는 자료에 근거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상장사가 애널리스트에게 방문을 하지 말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투자자나 시장을 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오후 갑작스럽게 이뤄진 브리핑은 최근 여러 증권사의 기업분석보고서를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는 데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최근 코스피 상장사인 하나투어가 교보증권 애널리스트의 기업분석 리포트에 불만을 품고 해당 애널리스트의 자사 탐방을 거절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리포트에서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1만원으로 낮췄는데 이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였다.

SK증권에서는 지난 3일 발간한 CJ헬로비전에 대한 분석보고서가 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과의 의견 차이 등으로 인해 논란이 되며 SK증권 홈페이지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의 DB에서 삭제된 일도 있었다.

앞서 올해 1월에 유진투자증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목표주가를 1천400원까지 대거 하향 조정하는 리포트를 발간한 후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이에 대해 반발하자 해당 리포트가 역시 DB에서 빠진 일이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뿐 아니라, 요 몇 년간 사례를 찾아 보니 일부 상장사들이 애널리스트들의 방문을 거부하는 등 세련되지 못한 방법을 썼다"며 "상장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애널리스트의 방문을 막는다는 것은 너무 감정적인 처사"라고 지적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센터장들 또한 이날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조사분석자료에 대한 비판적 견해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투자자들이 시장의 다양한 의견을 접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정보의 흐름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다양한 시각의 리포트가 공표되고, 해당 리포트에 대한 백가쟁명식 토론과 합리적 비판이 가능한 기반 위에서만 건전한 투자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불편한 입장을 토로했다.

금투협의 김 위원장은 "저금리 시대를 맞이한 데다, 올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되면서 국민들의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사가 높아진 시점으로,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 좀더 제대로 정보를 주고받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에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금투협은 앞으로 업계와 논의해 이 같은 일의 재발을 막을 수 있도록 협회 규정이나 자본시장법 등에서 제도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상장기업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강화에도 힘을 기울일 생각이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애널리스트들도 시장의 비판에 겸허히 귀 기울이는 동시에, 상장회사와의 커뮤니케이션 강화에도 힘써 공고한 신뢰관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금투협에서는 "투자자홍보(IR)협의회에서 기업의 IR 담당자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과정에 애널리스트의 조사자료와 독립성 존중 등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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