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1% "외부 기술·지식 활용 필요"

[이영은기자] 국내기업 중 71%가 외부기술 활용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만, 이를 실제 활용하는 곳은 전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제조업 380개사를 대상으로 한 '외부 기술·지식 활용실태와 시사점' 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기업의 71.1%는 '변화와 혁신을 위해 경영활동에 외부 기술·지식을 활용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49.2%에 그쳤다.

이는 선진기업에 비해서 30%가량 떨어지는 수치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미국 버클리대와 독일 프라운하퍼연구소의 2012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유럽 기업 중 조사 대상 기업 중 78%가 외부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하는 등 개방형 혁신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약·의료'(61.0%), '고무·플라스틱'(57.1%)은 외부 기술·지식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았으나, '철강·금속'(30.0%), '조선·플랜트'(29.4%)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R&D 비중이 높고 특허가 핵심경쟁력이 되는 제약산업과 소재산업에서 외부 기술·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반면 현장의 축적된 노하우나 공정운영의 효율성이 더 중시되는 철강산업, 조선산업은 활용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부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상승, 생산성 제고 등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활용성과와 관련해 기업들 중 37.5%가 '신제품 출시, 틈새수요 선점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고 답했고, '원가절감, 제조기간 단축으로 인한 생산효율이 증가했다'는 기업도 33.9%로 나타났다. '고객의 불만과 요구 수렴을 통해 시장변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한 기업은 26.6%였다.

다만 이같은 외부 기술·지식 활용시 '파트너 검색·발굴 어려움'(35.7%)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다음으로 '외부기술 및 시장정보 부족'(23.6%), '내부정보·기술 유출 부담'(22.7%), '기획 및 관리능력 부족'(10.9%), '협력파트너의 기회주의적 행태'(5.7%) 등의 순이었다.

또 이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공동개발 기술의 사업화 및 시장개척 지원(37.2%) ▲성공사례 발굴 및 전파(23.1%) ▲거래와 정보교환을 지원하는 플랫폼 구축(16.7%) 등을 꼽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경영환경의 변화가 매우 빠른 만큼 내부에서 혁신을 도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남들이 잘하고 있는 것을 찾아가 빠르게 융합하고 사업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식재산 관련 법·제도를 소유중심에서 이용중심으로 전환해 외부 기술·지식 활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하고 성과를 함께 나누는 선순환 체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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