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앞으로 고혈압, 당뇨병, 간질환 등 만성질환 보유자도 쉽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17일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과제 중 하나로 이 같은 내용의 유병자 보험 관련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고령화 등으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을 보유한 국민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은 극히 제한적이며 보장범위도 한정된 상황이다.
이에 다양한 유병자 전용 보험상품이 출시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새롭게 출시되는 유병자 전용 보험의 보장범위를 확대하면서 가입요건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 감독당국의 방침이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유병자보험 개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상품개발에 필요한 질병통계가 부족한 실정을 감안해, 보험업계 전체의 유병자 질병통계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 3월부터 5개월간 보험개발원을 통해 보험업계의 과거 13년간의 유병자 질병 통계를 집적·가공했고, 이달 중 보험업계에 제공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질병통계 부족 문제가 해소돼 보험회사가 다양한 유병자 전용 보험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병자가 실질적으로 필요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질병에 대해 사망·입원·수술을 보장하는 상품 개발을 보험업계에 유도한다.
현재 판매중인 유병자 전용 보험상품도 있지만 암이나 사망만 보장하는 경우가 많아 수요를 만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아울러 기존에 질병이 있는 유병자도 쉽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보험의 가입요건도 완화된다.
계약 전 알릴의무 사항을 현행 18개에서 6개로 대폭 축소하고, 입원·수술 고지기간도 기존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통원·투약에 대한 고지의무도 면제된다. 보험가입이 가능한 나이는 60세에서 75세 이상까지로 확대할 예정이다.
약을 복용중인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뿐 아니라 심근경색, 뇌졸중증 등으로 2년 이전에 수술·입원한 사람도 보험가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이와 같은 구조의 신(新) 유병자 전용 보험을 현대해상, KB손해보험, AIA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에서 판매중인데, 유병자 질병 통계 제공시 다수 보험사에서 상품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유병자 전용 보험의 경우 일반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1.5~2배 가량 비싸므로, 건강한 일반인이 유병자 전용 보험상품에 가입할 필요는 없다고 금감원은 조언했다.
또한 보험회사가 일반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건강한 소비자들이 유병자 전용 보험에 가입토록 권유하는 일이 없도록 지도·감독할 계획이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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