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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추징법, 그를 세번 죽이는 것"


'김우중과의 대화' 펴낸 신장섭 교수 "대우 몰락, 정부의 기획해체"

[민혜정기자] "김우중 추징법은 그를 세번 죽이는 것이다."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저자인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가 김우중 추징법을 전면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논의된 김우중 추징법은 그를 세번 죽이는 것"이라며 "김 회장은 한국 관료에 의해 전사한 첫 기업인"이라고 주장했다.

"대우 몰락은 정부의 기획 해체"

신장섭 교수는 이날 김 전 회장과 대화한 내용을 열거하며 "대우의 몰락은 정부의 기획 해체였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김우중 전 회장을 적극 변호했다.

신 교수는 "한국이 김 회장을 처음 죽인 것은 대우의 몰락이었고, 두 번째는 2005년 재판에서 징역과 23조원 추징금을 부과했던 것"이며 "세번째는 지난해 이 말도 안되는 추징금을 가지고 가족과 친지를 통해 받아내겠다고 법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며 "이는 인격살인"이라고까지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전두환 추징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 일반인에게도 이 법을 적용, 추징금을 안 낸 개인의 가족이나 제3자 명의의 재산을 강제 환수하자는 이른바 '김우중 추징법' 제정의 목소리가 일었던 것을 전면 비난하는 것이다.

신 교수는 "추징금은 기업이나 국가에 끼친 손해를 찾지 못해 내라는 것인데, 대우그룹은 횡령이 없었다"며 "법원에서도 횡령에 대한 근거가 없는데 징벌적으로 추징금을 부과했고, 이는 포퓰리즘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김우중 전 회장은 신 교수와 나눈 대화에서 "경제 관료들이 자금줄을 묶어 놓고 대우에 부정적인 분위기를 만들면서 대우를 부실기업으로 몰고 갔다", "워크아웃 4개월전까지 GM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었는데, 정부가 느닷없이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헐값에 대우를 GM에 넘겼다" 등 정부의 주도하에 대우가 해체됐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김우중 추징법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국가 원로로 배울 점 많아...김우중 재평가해야"

신 교수는 김 전 회장과 나눈 내용을 공개하며 김대중 정부, 대우에 귀책 사유가 있다고 회고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당시 경제수석이던 강봉균 전 재정경재부 장관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김우중 회장이 다른 기업인과 달리 수익 창출보다 국가와 민족 공동체를 중시하는데서 남다른 면모를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의 재평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교수는 "김 전 회장은 조직을 위한 희생이 아니라 국가, 다음 세대를 위한 희생을 굉장히 강조했다"며 "이런 것 때문에 대우그룹의 독특한 경쟁력이 생겼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사회에선 IMF 금융위기 이후 외국기업에 대한 환상을 많이 갖고 있는데 스티브 잡스도 위대하지만 한국 젊은이에겐 김우중, 정주영처럼 한국에 뿌리를 두고 세계에 나가 성공한 기업인에게 배울 점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또 "잡스와 김우중 회장은 상상력이 뛰어나고, 완벽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함에도 국내에서는 잡스에겐 열광하고, 김우중에겐 부실기업인으로 낙인을 찍는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중 전 회장의 재기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신정섭 교수는 경영인으로서가 아닌 국가 원로로서 복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 교수는 "김우중 회장이 경영인으로서 재기하기엔 연세도 있고, 대우를 이끈 대우인들이 15년동안 뿔뿔히 흩어졌다"며 "김 회장이 재기하려는건 대우그룹 경영인으로서가 아닌 국가원로로서 재기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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