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아들 김선용씨가 유령회사를 통해 베트남 하노이에 600억원대 고급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골프장은 현재 베트남에 거주중인 김우중 전 회장이 매일 골프를 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25일 비영리 독립언론인 뉴스타파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베트남 반트리 골프클럽은 지난 1993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최초로 사업권을 딴 후, '노블에셋'이라는 유령회사를 거쳐 김 전 회장의 아들 김선용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옥포공영에 2010년에 넘어갔다(지분율 100%).
'노블에셋'은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동 취재했던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목록에 등장하는 회사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반트리 골프장은 지난 1993년 대우와 하노이 전기공사가 합작한 대하(Daeha Co.Ltd.)라는 회사가 개발 사업권을 최초 보유했다. 그러나 대우그룹 부도 사태 이후 이 골프장 개발사업권은 2003년에 노블에셋으로 넘어갔다.
2003년 설립된 노블에셋의 발행 주식은 단 2주로 응무이홍(NG MUI HONG), 러객주(LEOW GEK JOO) 등 싱가포르 국적 인물이 주주로 올라 있다. 뉴스타파는 "두 사람 모두 PTN이라는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설립 대행업체의 직원들"이라고 설명했다. 노블에셋은 100% 자회사인 노블 베트남을 통해 반트리 골프장을 지었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PTN 내부문서에 의하면 노블에셋은 2005년 김우중 전 회장의 측근인 김주성 전 (주)대우 하노이 지사장에게 노블 베트남의 주주 구성, 즉 소유구조를 바꾸는 서류 절차 등에 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했다.
이어 2006년 6월 노블에셋은 탄한송(Tan Hang Song)이라는 인물에게 100% 지분을 넘겼다. 이 탄한송 역시 'ACS-SEA'라는 유령회사 설립대행업체 직원이다.
탄한송은 이 지분을 두 달 뒤 옥포공영과 썬 인베스트먼트(Sun Investment & Consulting)에 매각했다. 이후 2010년 옥포공영은 썬 인베스트먼트와 남아 있던 탄한송의 지분을 모두 인수해 반트리 골프 클럽의 지분 100%를 취득했다.
뉴스타파는 "썬 인베스트먼트도 김우중 전 회장의 아들인 선협, 선용 씨가 각각 50%씩 보유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주성 전 대우 하노이 지사장은 대우 킴 컨설팅(Daewoo Kim Consulting)이라는 자신의 회사 홈페이지에서 반트리 골프장과 썬 인베스먼트 베트남 등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썬 인베스트먼트 베트남은 김 전 회장의 부인인 정희자 씨가 소유하고 있다. 이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씨는 베트남에 조경 사업을 하면서 8천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한편, 대검찰청 집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미납 추징금의 84%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대우 전직 임원들이다.
김 전 회장이 미납한 추징금만 17조 9천200억원이다. 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미납한 추징금보다 100배가량 많다. 지금까지 검찰이 김 전 회장의 은닉재산을 찾아 추징한 금액은 887억원으로, 김 전 회장이 내야 할 전체 추징금의 0.5%에도 못 미친다.
뉴스타파는 "김 전 회장은 숨겨둔 재산이 발각됐는데도 추징금을 내지 않기 위해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통해 소송까지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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