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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을' 홍준표 vs 민병두 승자는?…젊은층 선택이 '변수'


[19대 총선 격전지 르포]중앙 정치 불신 높아…젊은층 투표율 승자 좌우할 듯

[정미하기자] "정치라는 게 공약을 다 지킬 수 있나. 홍 의원 지금까지 잘 해왔다." "홍준표가 역할한 게 뭐 있냐. 4년 동안 얼굴 딱 한 번 봤다."

4.11 총선 공식 선거 유세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 28일. 서울 최대의 격전지라 불리는 동대문을 지역을 찾았다.

5선을 노리는 새누리당 홍준표 의원은 이 곳에서 이미 3선을 거둔 경력이 있다. 상대 주자인 민주통합당 민병두 전의원은 17대 총선에서 홍준표 의원에게 패한 뒤, 4년 동안 이 지역에서 18대 총선을 위해 민심을 다져온 것으로 유명하다.

보수 세력이 항상 승리했던 이 곳에서 민주통합당 민병두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홍 후보와 엎치락뒤치락 승패를 다투고 있다.

현재 홍준표 의원은 '인물론'으로, 민병두 전 의원은 '정권심판론'으로 맞붙고 있다. 하지만 정작 동대문을 지역민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장안동, 답십리동, 전농동의 발전을 위해 일할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오전 10시, 동대문구 보훈회관에서 '라인댄스' 수업을 듣고 있던 70대 여성 김모씨는 우선 자신을 민병두 후보의 지지자라고 밝혔다.

김씨는 "원래 민주당 지지자이기도 하지만 민 후보는 4년 동안 1주일에 한 번씩 이곳에 왔다"고 했다. 자주 얼굴을 보이는 만큼 민 후보는 이번에 뽑아주면 지역을 위해 일을 잘 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장안동 길에서 만난 60대 노인은 유세에 나선 민병두 후보를 보자 먼저 말을 붙이며 "죽어도 민병두 뽑는다고 여론조사에 응했다"고 말했다. '왜 민 후보를 지지하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홍 후보는 4년에 한 번 얼굴 볼까 말까 하다. 이 지역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장안동 힐스테이트 단지 내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정치라는 게 공약을 다 지킬 수 있냐"며 "홍 의원이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말했다. 장안동 길에서 만난 50대 남성 또한 "답십리, 장안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홍준표를 뽑아야 된다"며 홍 후보에 대한 지지를 보였다. 중앙당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는 홍 후보의 정치력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동대문을의 승리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힐스테이트, 래미안, 현대홈타운과 같은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젊은층이 유입된 것이 이 지역의 변수다. 과거 동대문을은 대표적으로 고령층이 많은 지역으로 강북지역임에도 보수 세력이 계속 승리를 다져올 수 있었던 상황에 변화를 줄 수도 있는 상태다.

장안동 장평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ㅈ문구사 주인은 "여기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유입됐다"며 "젊은 사람들이니까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을까"한다고 추측했다.

실제로 장안동 현대홈타운 단지 내에서 유모차를 끌고 가던 30대 여성은 "지지자가 없다"며 "공약집이 오긴 했는데, 좀 더 두고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안동 사거리에 위치한 바우하우스 영화관에 근무하는 스무살 여성도 "아직 결정을 못했다. 후보의 성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2030세대들은 인물보다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이 후보 선택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입을 모았다. 중앙 정치에 대한 혐오가 높은 편인 이들은 상대적으로 지역정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표를 던질 확률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홍준표 후보와 민병두 후보 간의 공약 차이는 별반 없는 상태다.

홍 후보는 지금껏 해오던 경전철 사업과 현대과학고 유치를 마무리 하겠다고 나왔다. 민 후보 역시 홍 후보가 마무리 짓지 못한 경전철 사업을 자신이 끝내고, 이 지역에 부족한 인문계 고등학교를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큰 차별점이 없는 공약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2030세대들은 이후 세대들에 비해 후보자들을 만난 본 적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만나본 50, 60대 유권자들이 적어도 후보들을 등산로나 길거리에서 만나 본적이 있다고 말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따라서 29일 시작된 정식 선거기간동안 젊은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동대문을의 승자가 바뀔 수 있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회의원 자체, 중앙정치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것은 여전한 과제다. 한 식당에서 만난 던 40대 여성이 "동네 사람들이 찍을 사람 없다고 난리"라며 "뽑혀서 중앙에 가면 다 똑같잖아"라고 말했다.

결국 이 지역에서 3선을 한 홍준표 후보의 조직, 인지도와 지난 4년간 바닥을 훑어온 민병두 후보가 내세운 정권심판론의 다툼은 투표율, 그 중에서도 젊은층의 투표율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정치 혐오증을 갖고 있는 2030세대, 그들이 유입된 동대문을의 승자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이유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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