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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서]저가 TV는 싸구려?…그 일반화의 오류


부품 품질, AS 가지각색…하나로 통일시킬 수 없어

[박웅서기자] 저가 TV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견제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저가 TV는 다른 말로 '반값 TV'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 저가 TV의 상당수는 크기가 30인치대로 같은 크기의 대기업 TV보다 30만~40만원 가량 값이 싸다.

지갑이 얇은 소비자들은 저가 TV를 반길 수 밖에 없다. 저가 TV는 크기가 보통 40인치를 넘지 않아 거실보다는 안방에 놓기 좋다. 소비자 역시 집안의 메인 TV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소비자 니즈는 확인됐다. 저가 TV가 국내 TV시장의 판도를 바꿀 정도의 영향력은 아직 아니지만 분명 수요가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저가 TV 시장에 뛰어든다고 언급한 것이 그 방증이다.

그런데 품질 논란이 제기된다. 저가 TV에 수준 이하의 부품들이 사용됐는 것이다. 제조사들이 중소업체라 애프터 서비스(AS)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설득력이 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곰곰히 돌이켜보니 위험하다. 일반화의 오류에 빠졌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저가 TV를 구입한 일부 소비자들의 사례를 보면 제품 불량이나 답답한 AS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사례가 모든 저가 TV를 대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저가 TV 종류만 해도 수십여종이 넘는다. 저가 TV를 판매하는 유통사들도 대형마트와 오픈마켓, 홈쇼핑 업체 등 가지각색이고 제품을 직접 제조하는 중소업체들 역시 부지기수다. 이들의 제품이 모두 같을 리 없다.

패널만 해도 그렇다. 값싼 중국산 LCD를 쓴 제품도 있는 반면 국내 유명 대기업 LCD를 탑재한 저가 TV도 있다. 국내산 패널 역시 대기업 TV에 들어가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등급 패널이라고 하지만 등급 패널이라고 다 나쁘다고 볼 수 없다.

AS 역시 다르다. A업체는 십수여개의 AS망으로 모든 민원을 커버하겠다고 한다. 문제가 생긴 제품을 택배로 본사에서 받아 수리하겠다는 B업체도 있다. 이들의 경우 추후 TV 판매량이 늘어났을 때 모두 다 감당하기 어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또 다른 C업체가 있고 D, E, F업체가 있다. 모 업체는 대우일렉서비스나 TG삼보 등 믿을 만한 업체들에 서비스 대행을 맡겼다.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가 품질 안정성과 AS를 직접 보장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제품과 서비스가 다른데 불리는 이름은 '저가 TV' 혹은 '반값 TV' 뿐이다. 몰이해는 오해를 낳는다.

소비자는 주관적이다. 각자 원하는 부분이 다르다. 저가 TV에 대한 판단은 제품을 구입하는 주관적인 소비자들의 기대치와 각기 맞물린다. 이렇게 보면 저가 TV도 좋은 저가 TV와 '덜' 좋은 저가TV, 혹은 '안' 좋은 저가 TV로 나눌 수 있게 된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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