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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A 대체법안' ACTA, 유럽서 '제동'


EC, 승인 유보…최고법원에 권리 침해 여부 문의키로

[김익현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위조품 거래 방지에 관한 협정'(ACTA)이 유럽에서 제동이 걸렸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22일(현지 시간) ACTA 승인을 보류했다고 가디언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EC는 대신 ACTA가 유럽연합(EU)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지 여부에 대해 유럽 최고법원에 문의하기로 했다.

ACTA는 불법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한 이용자들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도록 하는 등의 강력한 제재 조항을 담고 있다.

따라서 ACTA 도입이 공식화될 때부터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온라인저작권침해금지법안(SOPA) 대체 법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재 유럽 전역에선 대대적인 ACTA 도입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유럽 전역 휩쓴 반대 시위에 영향 받은 듯

EC가 ACTA 승인을 유보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등이 현재 상태로는 ACTA를 승인하지 않겠다고 한 점 역시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유럽연합이 ACTA에 서명하고 승인하기 위해선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

가디언은 EC의 이번 결정은 유럽 정치인들이 ACTA에 대해 느끼고 있는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ACTA 도입 움직임이 본격화된 이달 초부터 유럽에선 엄청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런던, 베를린, 헬싱키, 파리, 비엔나 등 주요 회원국의 수도에는 대대적인 인파들이 운집한 가운데 ACTA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여기에다

인터넷 로비 및 건강 캠페인 전문가들 역시 ACTA 반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저작권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규제할 경우 사람들이 인터넷 접속을 꺼리게 돼 의약 개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U의 상거래 커미셔너인 카렐 드 구치는 이날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럽 최고법원의 의견이 개진되면 ACTA를 둘러싸고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있는 상황을 명확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논쟁은 소셜 미디어와 블로그에서 퍼지고 있는 루머나 잘못된 정보에 기반해 이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사실을 바탕으로 논쟁을 벌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서명…한국-일본 등은 협상에만 참가

EU 27개 회원국 중 22개국이 지난 달 26일 도쿄에서 ACTA에 서명했다. 이에 앞서 유럽 의회는 지난 해 12월 만장일치로 ACTA를 승인했다. 하지만 EU가 이번 협정에 가입하기 위해선 27개 회원국 전원의 인준을 받아야만 한다.

EU 지역 외에선 미국이 ACTA에 서명했다. 또 한국을 비롯해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일본, 모로코, 뉴질랜드, 싱가포르, 멕시코, 스위스 등은 협상에 참가하긴 했지만 아직 서명은 하지 않았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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