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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街상생] 애경, 장애인사업장에 자립기반 조성


시설·시스템 개선해 대량사업자로 성장…자회사 직고용도 추진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시설 형원은 애경산업의 도움으로 하루 1천200개 이상의 주방세제를 생산하는 대량사업자로 거듭났다. 기업 지원을 받는 대부분의 장애인 사업장이 소규모 생산에 그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애경이 지난 2012년 8개월에 걸쳐 형원의 생산·원료 설비와 생산·품질관리 시스템을 개선한 덕분이다.

그동안 기업은 소규모 OEM(주문자생산방식) 생산을 맡기는 방식으로 장애인 사업장을 지원해왔다. 이 경우 장애인 사업장의 단기적인 매출은 상승할 수 있지만 자칫 대기업 의존성이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 대기업의 외주생산이 끊기면 장애인 사업장 자체의 생존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이에 애경은 단순히 일감을 주는 것을 넘어 고정적인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상생 전략을 짰다. 우선 형원의 기존 설비와 업종을 고려해 위탁품목을 식자재 전문 주방세제 '부라보'로 정하고 애경의 품질관리·연구소·마케팅 부서의 담당실무진이 직접 형원을 방문해 생산·원료설비 노하우를 전수하도록 했다.

또 형원의 작은 사업장에서도 동일한 품질의 제품이 대량 생산될 수 있도록 생산·품질 관리 시스템을 개선했다. 형원의 품질관리 인원을 대상으로 OJT교육(직장 내 직무교육)도 진행했다. 덕분에 12시간 이상 소요됐던 제품 충진 시간이 3시간 이내로 단축되고 하루 5톤 미만이었던 완제품 생산 능력은 20톤 이상으로 4배 이상 늘었다.

현재 형원에서 출시하는 부라보는 애경의 식자재 총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애경이 자체 생산한 제품과 동일하게 판매될 정도로 제품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형원은 2014년부터 애경의 섬유유연제 브랜드 '아이린'까지 생산 중이다. 사업범위가 늘면서 자연스레 일자리도 늘었다. 장애인의 사회적·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생산적 상생'이 이뤄진 셈이다.

애경은 또 매년 명절마다 장애인 화가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2014년 발달장애 청년화가 김태호 작가의 작품으로 추석 선물세트를 제작했다. 이 때 국내 최초로 패키지디자인과 제품조립 모두 장애인들에게 맡겨 자립적 생활기반 조성에 도움을 줬다. 이후에도 신동민 작가(발달장애), 송은주 작가(청각장애)와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희망 메시지를 전달했다.

앞으로 애경은 장애인 일자리도 직접 창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최근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 협약식'을 가졌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란 장애인 무고용사업주인 모회사가 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모회사가 장애인을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애경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다양하게 개발해 보다 많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일자리 형태, 근로 환경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사랑(愛)과 존경(敬)이라는 기업 이념대로 장애인들에게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특히 중증 장애인을 위한 안정적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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