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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투협 "자본시장 도약기 왔다…법·제도 변해야"


"한국의 동북아 금융허브화, 자산운용 육성 중심지로 재추진할 만"

[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우리 자본시장이 이제 다음 단계를 준비할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법과 제도가 원칙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참여정부 시절에 추진했었던 '한국의 동북아 금융허브화'도 다시 추진할 만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황 회장은 10일 하계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주식시장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데, 기업 실적보다는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 같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제외하면 작년 1분기와 올해 1분기 상장사 실적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본질적인 증시 상승 동력은 상장사들의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제고 강화 움직임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새 정부 들어 재벌 문제, 기업 문제, 자본시장 지배구조 문제 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의 취임으로 시장에서는 기업 개선 기대감이 매우 높다"며 "자본시장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회장은 자본시장에 우호적인 새 정부의 개혁 기조와 더불어, 우리 증시의 외형 확대, 퇴직연금의 급성장도 우리 증시가 한 단계 올라설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 우리 주식시장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이 100%를 돌파했는데, 이 지표는 자본시장이 국가경제 대비 얼마나 발전했나를 보는 지표로, 100%를 넘은 것은 그만큼 자본시장 규모가 커졌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GDP 대비 증시 시가총액은 영국과 미국은 한참 전에, 일본은 지난 2015년에 100%를 돌파한 상황으로, 증시가 성장하면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나 기관·개인의 자본 축적 등 여러 선순환이 이뤄져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연금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증시를 키우는 기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경우 2000년대 중반 401K(미국의 퇴직연금) 중심 연금자산이 늘면서 시장이 확 커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이 우리 자본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여건이 갖춰진 상황에서,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하려면 신세계를 찾아가는 모험가 역할이 필요합니다. 모험을 추구할 때는 누군가 다녀왔던 지도(내비게이션)는 필요 없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만 있으면 됩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면 법과 규정이라는 내비게이션이 아니라, 야성과 상상력으로 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법과 제도가 원칙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현재 금융관련 법규는 사전에 허락 받은 것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이뤄져 있는데, 새로운 기회를 찾아 가려면 '하지 말라는 것 빼면 뭐든 해도 되는' 원칙주의(네거티브)' 방식으로 우리 법규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펀드산업 성장…동북아 금융허브, 재추진 여건 조성

한편, 황 회장은 이날 과거 참여정부 때 추진했다가 정권이 바뀌며 흐지부지됐던 '한국의 동북아금융허브화'를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펀드산업은 자본시장의 미래로, 정부 정책 변화로 전문 사모펀드가 늘어나고, 자산운용 시장이 커지면서 참가자도 증가하는 등 발전하는 산업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참여 정부 때 동북아 금융허브화가 지난 10년 간 성과가 없었지만 이제 새로운 금융허브화를 추진할 만하다"고 발언했다.

구체적인 방법 면에서는 금융허브가 종합 금융허브만 있는 게 아니라, 기능에 따라 자산운용 중심인 싱가포르형, 서비스 중심인 룩셈부르크 형 여러 가지가 있다며, '자산운용 육성 중심지'를 모델로 하는 금융허브를 추진할 만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황 회장은 "연금 확대 속도가 빠르고, 지척에 베이징, 상해, 도쿄 등이 아시아의 큰 도시들이 있으며, IT도 잘돼 있고 영어 잘하는 인력도 많고, 젊은이들이 즐겁게 지낼 문화 여건도 좋다"며 "글로벌 인력들이 한국에서 자녀들을 보낼 국제학교나, 살림을 도울 도우미를 구하기 쉬운 여건 등 디테일(세부사항)이 보완된다면 우리나라도 얼마든지 금융허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의 아이디어, 외국의 자산운용사 등이 우리 자본시장을 키우는 동반자로 봐야 한다"며 "이들이 국내에서 장사하면서 불편했던 점을 개선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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