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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2년 만에 총파업…은행은 정상영업


금융노조 "2, 3차 총파업으로 이어갈 것"

[김다운기자]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2년 만에 총파업을 실시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총파업을 선포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번 총파업은 금융노동자는 물론 한국의 모든 노동자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성과연봉제 강요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저지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아침 8시부터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모이기 시작해 오전 11시께 최대 인원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 측은 이날 하루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이 7만5천여명이라고 집계·발표했다. 이는 오전 중 금감원이 추산한 파업예정인원 1만8천여명과 크게 차이나는 숫자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에서 파업예정자를 파악해 금감원에 보고하는데 모든 파업 참여자들이 미리 사측에 예고하고 참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락된 숫자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생산성 향상과 합리적인 성과 평가, 체계적인 교육 등을 위해 금융공공기관에 이어 민간은행에까지 성과연봉제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시행해왔다.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성과연봉제 적용대상 확대 ▲전체 연봉 차등폭 확대 ▲연봉 중 성과급 비중 확대 ▲개별평가에 의한 기본급 인상률 차등 적용 등이 시행된다.

하지만 성과연봉제가 도입될 경우 임금삭감, 저성과자 해고 등이 자유로워지고, 금융산업의 안전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것이 금융노조 측의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금융노동자와 한국 노동자, 노동계의 명운이 달린 이 싸움에서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며 "10만 금융노동자의 분노와 눈물과 의지를 담아서 더 가열차게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낙하산 인사 폐해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저성과자 해고의 근거가 될 성과연봉제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학교로 치면 스카이 대학 못간 아이들을 교실 밖에 벌 세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 이인상 공공연맹 위원장,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박용진, 이학영, 유은혜, 정재호, 한정애 의원과 김민석 전 민주당 대표와 김기준 전 의원,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해 금융노조의 투쟁에 연대 의사를 밝혔다.

금융노조는 오후에는 조합원총회를 열고 후속 총력투쟁을 결의했다.

1차 금융노조 총파업을 계승해 10월부터 2, 3차 총파업 등을 포함한 쟁의행위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쟁의행위 절차, 시기, 방법은 금융노조 위원장에게 위임한다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금융노조에 이어 성과연봉제 등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총파업은 앞으로도 이어질 방침이다.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의 총파업도 예고돼 있다.

◆이날 은행 업무 큰 차질 없어

은행 직원들이 대거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영업지점에서의 혼란이 우려됐었지만, 막상 파업 당일이 되자 큰 혼란은 나타나지 않았다.

은행 관계자는 "인원이 부족한 곳은 본사나 다른 영업점에서 지원을 가는 등으로 고객 업무를 이상없이 처리해 큰 문제는 없었다"며 "비상상황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이 마련돼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했다"고 전했다.

총파업 안내가 미리 나가면서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숫자가 평소보다 줄어든 분위기였다.

은행 지점들도 가능한 고객 업무는 자동화기기(ATM) 사용을 안내하는 등 고객 분산을 유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우리은행을 찾은 박모씨(66세, 남) "오늘은 은행에 도착해 5분도 안 걸린 것 같다"며 "파업이라고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이 안 온 모양"이라고 말했다.

다만 파업 참여율이 높은 일부 지점의 경우 환전이나 계좌개설, 공과금수납 등의 업무가 제한됐고, 점심시간에는 고객이 몰려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한편 총파업을 앞두고 전날 일부 은행들이 파업 불참을 강요하는 등 잡음도 일었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경영진의 지침에 따라 지점별 파업불참 인원을 최소 50% 이상으로 정하고, 50%가 채워질 때까지 퇴근을 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은행권 조합원들이 총파업에 가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지점장들이 퇴근도 시키지 않고 감금시켜놓고 파업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강요했다"며 비난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파업에 앞서 은행장들에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으며, 노조의 불법행위에는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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