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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유업계, 우유 소비 촉진 위해 '맞손'


지난해 이어 올해도 원유가 동결…소비 활성화 방안 마련

[장유미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원유(原乳) 가격이 동결되면서 유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들은 일단 원가 부담은 덜었지만 가공비 인상분 부담이 계속 쌓이고 있는데다 국내 원유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점차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또 낙농가 역시 원유가격 동결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회의에서 오는 8월 1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원유기본가격을 리터(ℓ) 당 940원으로 동결키로 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지만 과잉 생산과 소비 부진이 맞물려 우유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원유 기본가격은 지난 2013년 8월부터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결정된다. 원유가격연동제는 통계청이 계산하는 우유생산비 증감액을 가감하고 전년도 소비자 물가인상을 적용해 다음해 원유기본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우유생산비는 2013년 리터당 807원에서 지난해 796원으로 11원 내렸다. 여기에 작년 인상 유보액(25원/ℓ)과 소비자물가 변동률(1.3%↑)을 고려하면 리터당 15원의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원유가격이 동결되면서 올해 8월부터 1년간 원유 기본 가격은 원유가격연동제가 도입된 2013년과 같은 리터당 940원으로 그대로 유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지면서 올해 원유가격이 동결될 것이란 것은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이번 결정으로 원가 부담은 줄어들었지만 소비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계속 답보 상태에 머무르게 될 것으로 보여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산 우유 재고는 23만2천여 톤으로 2013년 말(9만2천 톤)보다 150% 이상 증가했다. 또 쓰고 남은 원유를 보관 목적으로 말린 분유 재고량은 지난해 1만8천484톤으로 12년만에 최다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계속 적정 재고량(1만 톤)보다 많은 2만 톤을 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 가격이 인상됐다면 그 부담을 유업체가 고스란히 안게 됐을 것"이라며 "우유 소비 촉진을 위해 원유 가격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데 낙농가와 유업체가 뜻을 같이 하게 되면서 이 같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추산으로는 올해 리터당 원유 가격을 15원을 인상하지 않으면 낙농가 수익은 총 330억 원 줄고 소비자 편익은 660억 원 증가할 전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낙농가 단체는 생산비 인상 압박을 받고 있지만 정체된 우유 소비를 해소할 수 있도록 이번에 희생을 감내한 것"이라며 "유업체들은 앞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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