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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짜리 '홈 로봇' 생산...모스트아이텍


 

"아마 제가 엔지니어 였다면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을 거예요"

모스트아이텍 박상훈(45) 사장은 요즘 힘이 난다. 그동안 집잽히고, 친구들에게 빌리고, 은행에서 대출해 로봇 개발에 쏟아부은 30억원이 그 빛을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4년 전에 했던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스트아이텍은 가정용 로봇을 만드는 회사다. 정확히 말하면 이제 겨우 가정용 로봇을 하나 만든 회사다. 2001년 5월에 자본금 2억원(현재는 5억원)으로 설립돼 직원 수 11명에 아직 매출마저 제로인 무명의 이 기업이 내로라 하는 국내 로봇 관련 업체들을 제치고 일약 주목받게 된 것은 최근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춘이 '세계 15대 쿨 컴퍼니'로 선정하면서 부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춘'이 이 로봇같지 않은(?) 로봇에 주목한 것은 역설적으로 로봇같지 않은 로봇이기 때문이라 해야 할 것이다. 즉 이 로봇이 갖는 컨셉이 좀 독특하는 것.

이 로봇은 우선 가격이 100만원 이하다. 현재 나와 있는 애완용 로봇이 200만원을 훌쩍 넘고 청소용 로봇이 300만원대 인점에 비하면 턱없이 싸다.

박사장은 "로봇 하면 무조건 사람을 닮아야 하고, 대단한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으레 생각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입니까?"라고 반문한다.

물론 값싸게 만드는 것 자체가 이 회사가 갖고 있는 경쟁력의 원천이다. 다른 회사로서는 아무리 기능을 단순화 시킨다고 해도 100만원 이하 제품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박사장은 자신한다.

이 로봇의 또 하나의 특징은 보안기능에 주력했다는 점과 휴대폰과 연결시켰다는 점이다.

박사장은 2000년에 일본에 가서 '아이보'를 보고 '언젠가는 1가구 1로봇시대가 오겠구나' 생각하고 로봇개발에 매달리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에 든 의문은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가?'였다는 것. 당시에 '250만원에 달하는 로봇을 단순히 애완용으로 구매하려는 사람이 있겠나. 이래서는 승부가 안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박사장이 생각한 것이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휴대폰과 연결이 되는 로봇'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아마 제가 엔지니어 였다면 복잡한 기술개발부터 시작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돈만 들었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위성방송수신기, 카오디어 제조업체인 지원산업에서 공장자동화 관련 업무를 간접적으로 체험했지만 영업과 기획을 주로 맡았다. 로봇에 관한 기술에는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였다.

기술을 몰랐기 때문에 '팔릴수 있는 제품'의 컨셉을 먼저 잡고 제작을 그에 맞췄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이 로봇은 사방에 센서가 부착돼 있다. 한 밤중이나 집이 비었을 때 누군가 침입을 하면 따라가면서 사진을 찍는다. 물론 찍은 사진은 인터넷으로 주인에게 곧바로 전송된다.

다음 버전 제품은 싸이렌을 울리고, 소음탄을 발사하는 등 직접 싸움까지 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이 로봇에는 휴대폰이 들어 있다. 전화기 기능도 한다는 것. 이렇게 보면 이 로봇은 좀 비싼 휴대폰 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또 카메라 렌즈가 달려 있어 앞으로 LCD만 부착하면 이 로봇을 갖고 있거나 화상 통화가 가능한 휴대폰을 갖고 있는 상대방과 화상통화도 가능해 진다.

이와함께 무선으로 인터넷과 연결도 된다. 따라서 휴대폰을 이용해 외부에서 집안 상황을 확인하며 조작도 할 수 있다. 앞으로 음성인식 기능이 보안되면 로봇이 스스로 검색해서 자료를 읽어주거나 출력해주는 것도 가능하다.

"처음엔 주위에서 돈도 없고 기술도 없는 당신이 무슨 로봇이냐며 극구 말렸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자신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시작은 했으나 어려움에 봉착했다. 무엇보다 개발인력을 구하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박사장이 본격적으로 2002년부터 핵심소프트웨어인 '펌웨어' 개발에 착수한 것은 천신만고 끝에 유능한 기술인력을 확보한 것.

박사장은 그 엔지니어를 "국보급 기술자"라면서 "절대로 소개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로봇은 SK텔레콤과 제휴해 조만간 홈네트워크 사업에 납품될 예정이어서 올 4분기부터는 시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2000년에 생각했던 박사장의 아이디어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 한 정보통신부의 '디지털 홈'사업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박사장은 포춘지에 보도가 나고 나서 외국에서부터 독점판매권을 달라는 요구에서부터 제품 문의, 출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사장은 "로봇의 발전 방향은 다양하지만 당분간 휴대폰과 인터넷과 연관된 제품에만 매달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은 외주를 줄 생각이며 연간 1~2만대 판매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번에 100~200억원의 매출을 의미한다.

"요즘도 집에 생활비를 갖다주지 못하고 있다"는 박사장은 그러나 미국시장 공략에 주력할 것이라며 큰 꿈을 드러냈다.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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