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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서 즐긴다"…유통街, '드라이브 스루' 대세


DT 매장, 7년새 약 9배 늘어 총 560여곳…업체 간 입지 확보 눈치전 가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손쉽게 음료·푸드 등을 주문해 가져갈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T·Drive-Thru)' 매장이 유통업계 대세로 떠올랐다. DT 매장은 빠른 시간 내 많은 고객을 응대할 수 있는 탓에 일반 매장보다 회전율과 운영 효율이 높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가 1992년 부산 해운대에 국내 최초 DT 매장을 선보인 후 주요 햄버거 업체들과 커피 전문점들이 앞 다퉈 DT 매장을 오픈해 현재 전국에 560여 개에 달한다.

DT 매장은 미국 호주 등 주로 땅이 넓은 나라에서 보편적인 형태로 주목 받았다. 과거 국내에서는 좁은 땅에 자동차 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DT 매장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지만, 자동차 보급이 확산되고 높은 임대료로 주차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매장들이 증가하면서 DT 매장은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를 중심으로 DT 매장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특히 맥도날드는 전국 매장 수의 절반을 넘어선 252개 매장을 DT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대료 부담이 큰 도심 지역보다 넓은 매장 면적을 확보할 수 있는 근교로 출점하며 DT 매장 형태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서울 같은 주요 도시의 도심 지역은 DT 매장을 선보일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지만 외곽 지역에 오픈하는 곳은 DT 매장을 기본 형태로 가져간다"며 "DT 매장은 일반 매장보다 매출이 30~40% 정도 더 많아 효율성도 높다"고 말했다.

맥도날드의 움직임에 롯데리아, 버거킹, KFC도 최근 DT 매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2016년 53곳, 2017년 57곳, 올해 60곳 등 매년 꾸준히 DT 매장을 늘리고 있으며, 2014년 DT 매장을 처음 선보인 KFC는 현재 12곳을 운영하고 있다. 2000년 5월 '대구 만촌점'을 시작으로 DT 매장을 운영 중인 버거킹은 전체 312개 매장 중 약 17%인 54곳을 DT 매장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DT 매장 비중을 점차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편의점에서도 DT 매장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편의점 GS25가 지난해 4월 경남 창원에 처음 선보인 DT 매장 '창원불모산점'은 차량 이동이 많은 도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운전자들이 차량유도선을 따라 전용 카운터 앞으로 이동한 후 벨을 누르고 상품을 요청하면 근무자가 바로 제품을 전달·계산까지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다만 이용 가능 품목은 얼음컵 음료, 생수 등 마실거리에 한정됐다.

GS25 관계자는 "창원불모산점은 일 평균 3만대 이상의 차량이 지나가는 길목에 위치해 운전자들의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입지에 맞게 DT 매장으로 선보인 것"이라며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형태의 점포를 선보이려고 하고 있지만 DT 매장 입지 확보는 쉽지 않아 현재 이곳만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커피 업계에서는 엔제리너스가 2012년 6월 '광주 광천DT점'을 오픈하며 DT 매장을 처음 선보였지만, 직영점 체제인 스타벅스와 달리 가맹점 위주로 매장 수를 늘리고 있는 탓에 현재 31곳 밖에 운영하고 있지 않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DT 매장을 원하는 가맹점주들이 아직 많지 않아 경기 김포와 광주 쌍촌 두 곳만 DT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커피빈은 지난해 7월 수원에 DT 매장을 처음 선보였고, 할리스커피도 같은 해 4월 대전에 첫 DT 매장을 열고 현재 4곳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매장 오픈에 큰 제약을 받지 않는 스타벅스는 DT 매장 출점 속도를 꾸준히 높이고 있다. 또 '드라이브 스루 화상 주문 시스템'과 '마이 DT 패스(My DT Pass)' 등 DT 매장 이용객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스타벅스는 2012년 9월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드라이브 스루 1호 매장인 '경주보문로점'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서울, 대구, 부산, 제주 등 전국적으로 총 143개 DT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전체 1천180개 매장 중 12.5%를 차지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DT 매장은 일반 매장처럼 체류 공간도 갖추면서 드라이브 주문 공간을 통해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음료를 주문할 수 있어 일반 매장보다 고객 이용 편의성이 커져 평균 20~30% 정도 매출 효율성이 높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DT 매장 수는 한 달에 2~3개씩 꾸준히 오픈돼 비중이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스타벅스는 고객 편의를 더 높이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 화상 주문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42인치 대형 스마트 패널을 통해 고객들과 바리스타들이 대화를 통해 주문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국내 업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설치됐다.

여기에 스타벅스는 이달 5일 '마이 DT 패스' 서비스도 전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 차량 정보를 스타벅스 선불식 충전 카드와 연동시켜 DT 매장 이용 시 별도 결제수단을 제시하지 않아도 자동 결제를 통해 주문한 메뉴를 받아 바로 출차가 가능한 스타벅스 DT 전용 서비스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결제 대기 시간 단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차량 1대당 약 13~15초의 이용 시간 단축 효과가 나타났고, 전체 대기 시간의 약 10% 정도를 절감할 수 있었다"며 "운전자들의 시선 분산을 방지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이용 편의성도 크게 높아져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 5일 근무 등으로 여가 시간이 늘어나 야외 활동과 레저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더욱 각광 받고 있다"며 "특히 커피 전문점과 버거 업체들이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차세대 성장모델로 삼고 있는 만큼 매장을 오픈할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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