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올 상반기 국내 증권사들이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증권시장이 일부 조정을 받은 가운데서도 거래대금은 크게 늘면서 거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천1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8% 증가했다.
유령주식 배당사고로 물의를 빚은 삼성증권은 전년 동기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1천31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 배당사고 관련 비용이 100억원 수준에 그쳤고 주력 사업인 리테일 고객자산이 굳건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 순이익이 1천90억원을 기록해 2개 분기 연속 1천억원이란 신기록을 세운 경우다. 2분기 영업이익은 1천269억원을 나타냈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에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만 이들이 낸 영업이익은 미래에셋대우가 4천276억원, 삼성증권이 3천120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도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2천873억원을 거둬 역대 최대 순익을 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4% 증가한 3천78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최대 실적은 거래량이 급격하게 증가한 덕분이다.
올 2분기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3조9천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보다 무려 약 5조1천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도 남북정상회담 훈풍 등에 투자자들의 활발한 거래를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과는 별개로 증권주는 연일 하락세다. 이날 종가 기준 최근 2개월간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15.99%나 하락했고 삼성증권도 15.42%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는 27.78%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감이 여전한 가운데 최근에는 터키발(發) 금융위기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증권주는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은 올 하반기에 더 커질 전망이어서 호실적을 담보하긴 어렵단 우려도 나온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와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 우려에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증권주 낙폭도 컸다"며 "최근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유출과 주식지수 변동성 확대가 증권사 수익 우려로 부각되고 있어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증권주의 매력도는 높다"면서도 "그러나 증권주의 향방도 결국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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