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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인터넷 정책 한 칸 '우클릭'하나?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인터넷에 대한 유럽과 미국의 시각은 상당히 다른 편이다. 유럽이 정부 개입을 강조하는 좌파적 시각이라면, 미국은 시장의 자율과 자유를 좀 더 강조하는 우파적 시각이다.

클리턴 정부 시절 실리콘밸리를 통해 '신경제'를 이끌었던 미국은 인터넷이 혁신과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인터넷이 더 개방되고 더 많은 자유를 갖게 해줘야 한다는 쪽이다.

이런 관점은 부시 정부를 거쳐 오바마 행정부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반면에 유럽은 저작권과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인터넷의 부작용에 더 주목하는 편이다. 당연히 규제를 강화하자는 쪽이다. 유럽의 인터넷이 미국에 비해 덜 발전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존재한다.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스 사르코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저작권을 세 번 위반한 사용자의 경우 인터넷 접근을 금지하자는 법을 통과시키도 했다. 인터넷이라고 타인의 재산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그런 사르코지의 생각이 변하고 있는 것일까.

사르코지는 오는 26일과 27일 프랑스 도빌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에 앞서 24일과 25일 이틀간 'e-G8 회담'을 주재한다.

이 자리에는 주요 인터넷 기업의 CEO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구글의 에릭 슈미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e베이의 존 도나허 등 유력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논의 사항은 광범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적재산권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 정책과 인터넷을 통해 혁신과 경제 발전을 이끌어낼 육성 정책 사이의 틈을 메우기 위한 논의가 기본 주제로 보인다.

또 망 중립성과 반독점 등의 기술적인 논의 주제들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존 유럽의 입장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미국과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유럽이 인터넷 경제 발전을 위해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꿔 미국의 가치를 더 받아들이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이번 e-G8 회담이 어느 쪽으로 더 기울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후자 쪽에 무게 중심을 두는 분석이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해 잘 아는 한 소식통은 G8 회담에서 인터넷을 의제로 삼는 것에 대해 미국이 처음에 흔쾌히 동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이 금융에 대한 정부 통제를 강력하게 주장했던 것처럼, 인터넷의 부정적인 면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주장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월 사르코지와 오바마 대통령의 워싱턴 회담에서 사르코지가 오바마에게 그런식의 접근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줬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인터넷 규제에 대한 사르코지의 입장이 어느 정도 완화됐다는 이야기다.

로이터는 사르코지가 중동의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페이스북 등 인터넷이 미친 영향력을 확인하고 입장이 변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e-G8 회담에나 나온 결론은 곧바로 이어지는 G8 정상회담에 제출될 예정이다. 인터넷에 관한 미국적 가치와 유럽적 가치가 어떤 접점을 찾아낼지 주목된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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