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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속성장' 웹툰, 시장속 풀어야할 숙제


글로벌 진출은 언제? …"튼튼한 기획력 작가 생태계 필요"

[성상훈기자] 웹툰이 드라마, 영화로 제작되고 웹소설이 웹툰으로 다시 거듭나는 등 웹툰 시장에도 크로스 콘텐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웹툰 시장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치고 나가기 위한 체력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상존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웹툰, 다음웹툰, 레진코믹스, 탑툰, 투믹스 등 국내 웹툰 서비스 사업자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위한 드라마, 영화 등 2차 저작물 생산에 몰두하고 있다.

네이버 웹툰 작품은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약40여 작품이 2차 저작물 판권 계약 물망에 올랐다. 출판물,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분야도 다양하다. 올해 물망에 오른 작품까지 합치면 수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차 저작물의 성공이 원작으로 다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일례로 네이버 웹소설 작품 '구르미 그린 달빛'은 1차 성공에 힘입어 종이 출판물과 드라마로 선을 보였고 이는 다시 원작으로 독자를 유입시키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한 달 유료보기 매출이 5억원에 달할 정도. 지난달 기준 유료 판매되는 '미리보기' 매출을 포함해 누적 매출 11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네이버 N스토어 장르 소설 분야에서도 이달초 기준 2달간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웹툰도 지난달 1일 카카오로부터 분사해 카카오 자회사 포도트리 사내 기업으로 재편됐다. 웹툰 사업 부서를 별도 조직으로 분리해 콘텐츠 사업에만 올인 시키겠다는 전략적 일환이다.

포도트리는 카카오 카카오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카카오 페이지'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기다리면 무료', '노블코믹스' 등으로 매출은 연이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평균 거래액도 저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한 2억5천만원 수준이다.

특히 원작 웹소설을 인기 웹툰으로 재탄생 시키는 '노블코믹스'는 독자들의 연이은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인기 상승 중인 작품 '강남화타'의 경우 원작 작가까지 응원을 보태고 있을 정도.

이외에도 JTBC 금토 미니시리즈 조선 청춘 설화드라마 '마녀보감'을 웹툰으로 재탄생시키는 등 새로운 시도도 계속 이어졌다.

다음웹툰은 유독 영화나 드라마로 재탄생 되는 작품이 많았다. 인기작가 강풀의 26년, 순정만화 등을 비롯해 지난해 미생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윤태호 작가의 '미생' 도 모두 다음웹툰의 작품들이다.

지난해까지 다음웹툰에서 300여편에 달하는 작품이 영화, 드라마, 웹콘텐츠, 캐릭터 상품 등 2차 저작물로 재탄생됐다.

유료 웹툰 서비스 기업 레진엔터테인먼트도 변화의 물결에 편승했다. 웹툰 서비스 사업자 중 유일하게 직접 게임 개발자 채용까지 나서면서 새로운 콘텐츠 IP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것.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아직 밝히고 있지 않지만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 콘텐츠 육성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대표 히트작 '먹는 존재'를 네이버tv캐스트를 통해 웹드라마로 선보인바 있으며 또 다른 대표 히트작 '조국과 민족'은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

탑코믹스 역시 지난해 다우기술과 2차 저작권 이야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최근 탑코믹스는 '동거', '성판17' 등 자사 인기 작품을 웹드라마로 제작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만화콘텐츠, 튼튼한 기획력 뒷받침 돼야"

지난달 기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K-웹툰' 시장 규모는 2천347억원에 달하면서 전년대비(1천718억원) 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글로벌 진출 성공 전략으로 '융복합 콘텐츠', '콘텐츠 역량 강화', '지적재산권 보호' 등이 필요하다고 콘진원은 지적했다.

웹툰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 비해서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 만화왕국으로 불리는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현지 만화 시장 규모는 4570억엔(4조9천억원)에 달한다. 일본도 해마다 출판물은 감소하고 있지만 그 빈자리를 디지털만화(전자만화)가 메꿔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웹툰도 일본 시장에 진출해 있긴 하지만 현지 만화 콘텐츠와 승부를 논하기엔 여전히 갈길이 멀다.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수지만 무엇보다 지적재산권(IP) 관리에 힘쓰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 나가도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많은 일본 만화 콘텐츠가 해외에서 팬메이드 콘텐츠로 재탄생되고 있지만 국내 원작은 전무하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김민규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국내 인기 캐릭터 중의 하나였던 '둘리'의 경우 어린아이부터 60대 노인까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전국민의 인기 캐릭터였지만 지금은 대리운전 광고에서나 근근히 눈에 띄는 정도"라며 "글로벌 유명 IP는 그 관리를 매우 잘 해왔지만 국내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대 성공을 거둔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MMORPG 게임으로 시작됐다. 인기 게임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대표적 사례가 됐다.

'워크래프트' 시리지는 특유의 탄탄 스토리로 두꺼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22년간 수많은 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결국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한 것.

전문가들은 국내 웹툰 시장도 해마다 많은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기획력을 갖춘 작가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생태계는 국내는 아직 '미완성'이다.

김효용 한성대 미디어디자인콘텐츠학부 교수는 "만화, 웹툰이 원소스멀티유즈(OSMU)로 활성화 되려면 탄탄한 기획력을 갖춘 작가들이 마음놓고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튼튼한 기획 없이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고 사회적 인식 변화 등 아직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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