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틀째, 여야 대치 속 파행 이어져

[윤채나기자]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 둘째 날. 국회는 13개 상임위원회에서 소관 부처·공공기관·유관기관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나 새누리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 등을 이유로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어 파행이 불가피하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 정무위, 기재위, 미방위, 국방위, 안행위는 국감 개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교문위, 외통위, 농해수위, 산업위, 복지위, 환노위, 국토위 등에서는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반쪽 국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교문위, 외통위, 농해수위 등은 예정된 시각 국감을 시작했다.

여야 대치는 갈수록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특히 새누리당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이정현 대표가 단식 농성을 벌이는 등 초강경 모드다. 정치권 안팎에서 파행 장기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새누리당은 27일 '정세균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연 데 이어 국회의장실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 의장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오후에는 원외위원장들도 나서 정 의장 사퇴 촉구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조원진 비대위원장은 "정세균은 20대 국회 시작부터 불신과 파행을 일으킨 장본인이자 국민의 희망과 믿음도 사라지게 한 반의회주의자"라며 "의회민주주의와 국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반드시 퇴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비대위원장은 "뒷골목에서 청부업자나 하는 '맨입으로'라는 (말을 하는) 국회의장의 모습에서 우리는 한없는 환멸을 느낀다"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 사퇴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경제·안보 현안을 종합적으로 다뤄야 하는데 여야 대치 속 국가적 현안이 다뤄지지 않아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오늘이라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감장에 나타나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단식 농성 중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지금이라도 단식을 중단하시고 원만하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갈등을 풀어내야 할 집권 여당 대표가 사상 초유로 국회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단식을 하겠다고 선언했다"며 "타고 있는 정국에 휘발유를 퍼 넣은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도 박 위원장은 "갈등의 국회를 풀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며 "물밑 대화를 통해 이 난국을 풀어 정상적인 국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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