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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추석 앞두고 협력사 대금 조기 결제, 왜?


협력 중소기업들, 대기업 대비 명절 자금난에 취약…상생 목적

[이원갑기자] LG유플러스가 지난 6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중소 협력사에 대한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최근 유사한 조치가 대기업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자금난을 겪는 협력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덜어 준다는 이유에서다.

LG유플러스가 속한 LG그룹은 지난 8월 29일, 현대차그룹은 8월 30일에 추석 연휴가 오기 전까지 일정 규모의 협력사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포스코와 한화 역시 지난 1일 같은 내용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 설 연휴 당시에도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납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결정을 내린바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지난 2월 3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0대 그룹이 협력사에 설 연휴 조기 지급한 납품 대금은 5조7천607억원 규모로 전년의 5조893억원 대비 13.1% 상승했다.

LG그룹은 지난 8월 29일 LG유플러스를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9개 계열사에서 1조3천억원 규모의 협력사 대금 지불을 추석 연휴 전으로 앞당길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LG는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1조2천억원 규모의 대금 조기 지급을 실시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지난 8월 30일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등 5개 소속사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에게 도합 1조1천789억원 규모의 대금을 연휴 전까지 지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설 연휴 당시에도 1조11억원 가량의 대금 지불을 조기 집행했다.

포스코는 지난 1일 외주 및 협력업체들에 대해 주 2회이던 공사 대금 지급 빈도를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매일 지급하는 것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날 한화그룹도 10개 협력사 초청 간담회를 열고 400억원 규모의 물품 대금을 현금으로 조기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대기업뿐 아니라 서울특별시도 지난 6일 관급으로 이뤄지고 있는 공사에 대해 대금 결제를 조기 집행한다고 공개했다. 서울시 재무국은 '2016년 추석 명절 대비 체불임금 방지대책 추진계획'을 세우고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계약대금 집중 집행기간'을 설정했다. 해당 기간 동안 서울시는 관급공사 계약 358건의 대금 1천142억원을 조기 지급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명절 상여금 지급에 자금난 겪어

명절을 앞두고 이 같은 대금 조기 지급이 줄을 잇는 이유는 협력업체들이 속한 중소기업계가 명절 상여금 지급 등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기업들은 협력업체가 경영난을 겪게 되면 덩달아 경영상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배를 탄 입장'에서 협력업체의 자금 조달을 돕는다는 것.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일 중소기업의 45.5%가 추석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금이 부족해진 원인에 관한 복수응답 설문에 중소기업들은 73.9%가 매출 감소를, 35.3%가 판매대금 회수 지연을, 24.8%가 납품단가 인하를 지목한 바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자금 사정이 풍부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추석 상여금 등으로 압박을 받으면 대기업도 역시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대기업이 추석을 앞두고 대금을 미리 지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금 조기 지급이 여러 기업에 걸쳐 나타나게 된 데 대해서도 "동반성장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오다보니 처음에는 1차 협력사 중심으로 대금 조기 지급이 실시되다가 최근엔 점차 그 지원 범위도 커졌으며, 기업 이미지 상승도 가능해 지원에 동참하는 대기업들이 많아지게 됐다"고 전했다.

중소기업계는 대기업의 이 같은 조기 지급 조치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자금 조달이 대기업에 비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명절에 들어가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조기 지급 등으로 현금량이 많아지면 경영이 수월해진다는 것.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평소에 쌓였던 매출 감소로 인해 작은 규모의 자금 부족에도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명절에 들어가는 상여금 등 경영 제반 비용들을 처리해야 할 때 힘들어한다"며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평소 대기업 쪽에서 늦게 결제할 수 있던 대금을 빨리 처리해주면 경영이 빨라지고 비용 처리도 원활해진다"고 전했다.

또, 지난 1일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에서 판매대금 회수 지연에 관한 애로사항이 나타난 데 대해서는 "모든 대기업에서 대금 조기 지불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고 중소기업 사이에서 이뤄지는 거래에서도 판매대금의 회수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갑기자 kaliu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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