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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수사 과녁에 들어선 '롯데'…오너일가는 '부재중'


檢 "신 회장 소환은 일러"…신격호 '입원'·신동빈 '출장'에 그룹 '안도'

[장유미기자] 검찰이 10일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경영권 분쟁의 장본인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 회장의 행보와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는 10일 오전 9시경 서울 중구 호텔롯데 본사와 핵심 임원의 자택 6~7곳 등 17곳에 검사와 수사관 200여 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펼치고 있다. 최근 불거진 면세점 로비 외에도 신동빈 회장 등 경영진들의 수십억 원대 비자금 조성 단서를 발견, 향후 호텔롯데의 경영상 비리 전반을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롯데그룹 정책본부 외에도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정보통신, 대홍기획, 피에스넷, 롯데홈쇼핑 등 6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전면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며 "지난 3월 초 감사원으로부터 롯데홈쇼핑 인허가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의뢰를 접수해 진행하던 중 4월께 추가 관련 첩보가 있어 내사를 진행했고 그러던 중 면세점 로비 의혹까지 터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영자 이사장과 관련해 압수수색했지만 증거인멸한 부분을 발견했고 이 같은 일이 그룹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는 첩보가 있었다"며 "(압수수색 등을) 더 늦추기에는 기업 수사의 성공 가능성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부득이하게 어제(9일) 영장을 청구해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기업 수사 시 상당 기간 동안 자료를 분석해 재무 담당자나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 소환 여부에 대해서 현재로선 말하기 이르다"며 "현재 롯데 내부 비리와 관련해 상당한 첩보를 가지고 있는 상태로, 주말에 롯데 관계자들을 소환해 계속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압수수색 속 오너일가 부재…그룹 "불행 중 다행"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동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이날 그룹 본사, 계열사뿐만 아니라 본사 26층에 위치한 신 회장의 집무실과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겸 거처를 모두 압수수색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수일째 이어진 고열 증세로 인해 지난 9일 오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신 총괄회장은 밤새 해열 치료 등을 집중적으로 받아 현재는 건강이 많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11월 초에도 전립선비대증에 따른 감염 증상 때문에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가 나흘 만에 퇴원한 바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고관절 상태도 좋지 않지만 평소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어 이번 고열 증세도 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건강이 회복되고 있는 데다 한편으론 신 총괄회장이 부재일 때 이날 검찰이 그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9일 부친 신 총괄회장과 병원을 함께 찾았다. 신 전 부회장은 이달 말께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을 앞두고 그동안 종업원지주회 등을 자신의 편으로 포섭하고자 일본에서 활동해 왔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모회사에 해당하는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대표다.

특히 지난 3월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 동생인 신 회장에게 패한 후 6월 정기주총에서 반격하겠다고 선언한 신 전 부회장은 롯데면세점 로비 의혹을 새로운 빌미로 삼아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여기에 '비자금 의혹'으로 호텔롯데 등 다수 계열사들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로, 지분 19.07%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향후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의 내용과 전개에 따라 롯데홀딩스 현 경영진에 세세한 설명을 요구하고 필요한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이달 말 예정된 정기주총에서 쟁점화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또 그는 "신 회장이 주도한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해 신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장기화시키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롯데 '원톱'으로서 '투명 경영'에 힘써온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7일 출국해 현재 멕시코 칸쿤에 머물고 있다. 대한스키협회장 자격으로 칸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신 회장은 회의가 끝나면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석유화학 사업 챙기기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롯데케미칼이 미국 석유화학 업체인 액시올사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로, 신 회장은 현지에서 이 인수 건을 추진할 예정이며 다음주로 예정된 액시올사와 합작한 법인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하는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만큼 신 회장이 해외 출장 일정을 변경해 조기 귀국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해외 출장 일정에 아직까지 변동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각각의 사정으로 모두 압수수색 현장에 있지 않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신동빈 회장 등 경영진들이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확인한 후 사용처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항공기 이착률 위험 논란에도 활주로 각도를 변경하면서 공사를 진행한 제2롯데월드 건설 및 인허가 과정과 관련해 제기됐던 각종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 대해서는 당장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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