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롯데마트에 이어 홈플러스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보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8일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객 여러분께 심려 끼려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피해자들의 아픔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왔고 앞으로도 검찰의 공정한 조사를 위해 최대한 협조하고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며 "검찰 수사 종결 시 인과 관계가 확인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가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롯데마트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사망자가 발생한 후 5년만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5년부터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를 원료로 자체 브랜드(PB) 제품인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외주 생산해 2006년 11월부터 2011년 8월까지 판매했다.
이 원료는 지난 2011년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임산부와 영유아 등을 포함한 수백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후 진행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 집단 폐 손상의 원인으로 지목된 물질이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 2004년 말부터 2011년까지 PB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라는 이름으로 PHMG 성분 제품을 판매한 바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신고가 접수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례 중 홈플러스 제품을 사용해 사망한 피해자는 총 15명, 상해자는 약 4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홈플러스를 상대로 제기된 민사소송은 4건이다.
이날 롯데마트는 검찰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 ▲피해보상 전담 조직 설치 ▲피해보상 대상자 및 피해보상 기준 검토 ▲100억원 가량의 피해보상 재원 마련 등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토대로 수사 종결 직후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발표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피해 보상 협의를 바로 추진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역시 롯데마트와 동일하게 검찰 수사가 종결되면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유관부서와 협업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만큼 롯데마트처럼 별도 전담팀은 설치 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검찰이 의욕적으로 수사에 나선 만큼 인과관계가 확실하게 나타나면 이에 대한 보상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 업체들과의 인과관계가 얽혀 있어 원인 규명이 어려운 만큼 이번 검찰 조사에서 검증 작업이 제대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보상 준비 업체 입장에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보상 절차를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146명 가운데 103명은 옥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더불어 옥시는 논란이 불거진 2011년 말 주식회사를 유한회사로 변경해 실험보고서를 은폐해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공동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가해 기업들은 사건 발생 후 단 한 번도 피해자들에게 사과 하지 않았다"며 "롯데마트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검찰의 수사가 강도 높게 이뤄지자 처벌 수위를 낮추려고 면피성으로 행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검찰은 19일 옥시를 시작으로 롯데마트, 홈플러스, 버터플라이이펙트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