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주 열풍 속 소주시장 '도수 양극화' 뚜렷

[장유미기자] 최근 저도주 열풍이 불며 점차 낮은 도수의 소주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소주 본연의 쓴맛과 도수가 높은 전통 소주를 선호하는 주당들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하이트진로는 최근 5년간 20도 이상의 소주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해마다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소주는 써야 제 맛'을 주장하는 소주마니아들과 최근 몇 년간 복고열풍과 더불어 '과거의 소주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즐겨 찾기 때문인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또 술에 대한 취향이 다양해지고 음주문화가 변화하면서 보드카나 위스키처럼 소주와 함께 과일주스·탄산수 등 다른 제품들과 섞어 제조해 마시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25도 '진로골드'의 10년전 연간 판매량은 9만2천 상자(1상자= 360㎖×30병 기준)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17만5천 상자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2014년 15만8천 상자 대비 약 10% 가량 증가한 수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골드의 이러한 판매증가 요인으로는 대중적인 소주제품과의 도수 차이가 점점 벌어지면서 소주 본연의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오히려 진로골드 제품으로 옮겨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25도 증류식 소주인 '일품진로'의 판매량도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품진로'는 2013년 1만5천 상자(1상자= 375㎖×6병 기준), 2014년에는 4만2천 상자, 2015년에는 7만2천 상자로 전년대비 각각 171%, 72.8%씩 크게 증가했다.

더불어 가정에서 술을 만들어 마시는 담금 전용술인 '참이슬 담금주'의 판매량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63만4천 상자(1상자=360㎖×30병 환산 기준) 수준이던 담금주 판매량은 해마다 가파르게 성장세를 나타내며 지난해에는 119만 상자를 판매해 2011년 대비 약 90%가량 증가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17.8도인 참이슬 후레쉬와 20.1도인 참이슬 클래식의 판매비중도 7대 3정도로, 20도가 넘는 참이슬 클래식의 판매량도 꾸준한 걸로 나타나고 있다"며 "특별히 고도소주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은 최근 불고 있는 복고 열풍과 소주 본연의 맛을 선호하는 소주마니아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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