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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롯데·CJ, 간판사업 바꾼다


후계구도·환경변화 맞물리며 기업 간 '빅딜'도 활기

[장유미, 양태훈, 이영은기자] 올들어 재계에 인수합병(M&A) 등 사업 재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경영 승계가 본격화 되고 있는 그룹의 경우 2, 3세가 그룹 간 '빅딜'을 주도하는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도 특징. 사업 재편으로 핵심 사업의 중심축이 바뀌는 등 거센 변화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요 그룹들이 과거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에서 탈피,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자발적인 사업 재편 및 핵심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선택과 집중'으로 성장한계 돌파

삼성을 시작으로 SK와 LG, 롯데, CJ 등 주요 그룹들이 M&A 등을 통해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주요 사업의 성장 둔화를 돌파하려면 이른바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 하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저성장 시대가 되면서 생존을 위한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과거 소극적이었던 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글로벌 저금리 추세속 인수대금 마련이 쉬워진 것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자율적인 움직임도 있지만 정부도 기업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면서 M&A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내년에 더 많은 M&A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산업 구조조정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국가의 체질도 개선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 화학계열 정리…전자도 추가 조정?

사업재편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단연 '삼성'이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승계에 맞춰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왔다. 특히 지난해 한화와, 최근에는 롯데와 화학계열사를 매각하는 '빅딜'을 성사시키며 부진했던 방산 및 석유 화학 사업을 정리했다. 이른바 그룹 사업의 중심축을 전자와 금융, 신사업 3개로 재편한 것.

삼성이 실적이 악화된 건설 및 중공업 부분에 대한 추가 재편작업에도 나설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전자계열에 대한 추가 조정 가능성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계열과의 합병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같은 개편의 핵심은 사물인터넷(IoR)이나 자동차부품,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강화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스마트폰 등 기존 세트 사업 성장이 둔화되면서 당장 이를 대신할 동력 마련이 급해진 탓이다.

이중 유망 시장으로 각광 받고 있는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은 현재 삼성SDI(전기차 배터리)와 삼성전기(전장부품) 등의 계열사가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 부분을 하나로 통합, 삼성전자 내에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바이오 사업' 역시 현재 그룹이 꼽는 가장 중요한 신수종 사업의 하나.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주축으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생산 및 위탁생산에 나선 상태. 삼성은 이를 통해 오는 2020년 바이오 사업에서 1조8천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외 삼성전자의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의 합병 가능성이 계속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수장 복귀한 SK, 살아난 M&A 'DNA'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복귀 이후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에 다시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최근 발표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대표적인 케이스.

SK텔레콤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천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을 통해 거대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성장한다는 포석이다.

이번 M&A가 최태원 회장의 경영복귀와 함께 이뤄졌다는 점에서 SK그룹이 수장 복귀를 계기로 특유의 인수합병(M&A) DNA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SK는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를 차례로 인수하는 등 M&A를 통해 그룹을 성장시켜 왔다.

그러나 최 회장이 횡령혐의로 수감된 2년7개월간 오너 공백에 따른 여파로 M&A에서도 이렇다할 속도를 내지 못해 왔다. 지난해에는 KT 렌탈 인수전과 시내 면세점 사업자 경쟁에 잇달아 고배를 마시기도 한 것.

이 탓에 이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최 회장의 경영 복귀에 따른 본격적인 M&A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 8월 출소 당시 에너지와 통신, 반도체를 핵심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SK가 사업 재편 과정에서 추가 M&A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SK(주)와 텔래콤, 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재편 등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M&A 성공 경험이 있는 최 회장이 과감한 결단을 통해 추가적인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 에너지솔루션·자동차부품·물류 강화

LG는 핵심 계열인 LG전자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인 에너지솔루션 및 자동차(전장부품, 전기차 배터리), 물류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부품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이 중심 축이 되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 포드, 유럽의 다임러, 아우디, 르노, 볼보, 중국의 상해기차, 장성기차, 체리자동차 등 20여 곳에 이르는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대신 최근 OLED 사업을 LG디스플레이에 이관하는 등 사업재편에도 나섰다.

LG전자도 지난 2013년 LG CNS의 V-ENS를 합병, VC(Vehicle Componets)사업본부를 신설, 강화에 나섰다. 특히 최근 GM의 전기자동차 '쉐보레 볼트 EV'에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키로 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LG이노텍도 LG전자와 GM에 전기차용 배터리 제어 시스템(BMS)와 DC-DC 컨버터, 전기차 충전용 전력선통신(PLC) 모듈을 공급할 예정으로 계열간 시너지도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도 차량용 디스플레이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또 그룹차원에서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키우고 있다. LG화학을 비롯한 LG전자, LG CNS 등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태양광 모듈)부터 에너지 저장 장치(ESS)를 통한 저장, 통합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을 활용한 효율적 관리를 지원하는 '토탈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LG상사를 중심으로 최근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영역을 물류·플랜트 등으로 확대 중이다. 지난 5월 물류기업인 범한판토스와 보관·운반기업인 당진탱크터미널을 인수한데 이어 내년 1월에는 미얀마 BDL시멘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플랜트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롯데-CJ, 빅딜로 오너리스크 돌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최근 삼성과 화학 계열사 빅딜을 성사시키는 뚝심을 발휘했다. 이를 통해 '화학사업'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 기존 유통 전문 그룹 이미지를 넘어 화학업계 강자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신 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지난 2004년 이후 지금까지 크고 작은 M&A를 통해 모두 37개의 기업을사들이며 몸집을 키워왔다. 지난 11년간 이에 쏟아부은 자금만 14조 원에 달한다. 식품·유통뿐 아니라 석유화학, 손해보험, IT 등에 대한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시킨 것. 덕분에 2004년 23조 원이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83조 원까지 급증, 재계 5위로 뛰어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와 삼성의 빅딜로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 속 자신의 입지와 주도권을 확고히 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인 화학사업을 키워 '한국 기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CJ그룹 역시 이재현 회장 구속 이후 위축됐던 사업재편 등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는 경우. 최근 '비전 2020'을 통해 식품·바이오·신유통과 함께 문화 콘텐츠와 글로벌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구체화 했다.

특히 SK텔레콤에 CJ헬로비전을 매각키로 하면서, 이후 확보된 자금으로 문화 콘텐츠와 글로벌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CJ그룹은 최근 코웨이 인수에도 뛰어들면서 공격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재현 회장이 파기환송심만 남겨둔 상황에서 감형이나 집행유예 등 최악은 피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오너 복귀를 염두, 사업 재편 등에 보다 속도를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회장 복귀 후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적극적인 M&A도 기대된다. 실제로 CJ그룹은 지난 1994년 삼성에서 분리된 후 활발한 M&A로 재계 14위까지 규모를 키웠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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