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현안보고 적절했나, 여야 전혀 다른 평가

[채송무기자] 전날 있었던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비공개 현안보고에 대해 여야가 전혀 다른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현안보고를 통해 의혹이 충분히 해명됐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아무런 근거 없이 '믿어달라'고만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국회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28일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정원장이 직을 걸겠다고 했고 전직 원장들이 한 것까지 다 책임지겠다고 강하게 이야기했다"며 "그러다 보니 야당 원로 의원들은 진정성이 느껴진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프로그램을 삭제했으니 국내 사찰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많았는데 이를 보여줬다"며 "공작용이기 때문에 다는 보여줄 수 없지만 대충 짐작이 갈 수 있도록 돼 있었다. 의혹이 있는 삭제 부분을 충분히 보도록 해줬는데 이해를 안한다니까 참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로그 기록 제출에 대해서는 "국정원이 보고를 하면 야당은 이 정보를 수집한 방법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라며 "그 내용을 내놓으라고 하면 목숨이 위험해지는 사람이 있고 우리가 큰 오해를 받을 여지도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반인 전문가의 기록 열람이 불가하다는 입장도 명확했다. 이 의원은 "로그파일 원본을 전문 민간인한테 보여주는 것은 세계적 조롱거리가 된다"며 "전문가들과 이 프로그램을 운영한 기술자들과의 간담회를 할 수는 있다. 전문가들이 들으면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 직원 임모 과장이 자살한 이유에 대해서는 자부심이 강한 국정원 직원이 삭제할 필요가 없는 부분을 삭제한 것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이 분이 주도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운영했는데 큰 논란거리가 됐다"며 "그것 자체가 압박이 큰데다 이 분이 4일 간 거의 밤잠을 안 자고 하다가 안 지원도 될 것을 삭제했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국정원장이 원본을 공개하겠다고 하니까 압박이 많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정보위원인 문병호 의원은 "전혀 의혹 해소가 안됐다"고 전날 현안보고를 혹평했다.

문 의원은 같은 프로그램에서 "기초 자료나 증거를 가지고 말해야 하는데 뚜렷한 근거도 없으면서 계속 믿어달라고만 하니 동의할 수 없다"며 "국정원의 과거 행태를 봤을 때 불법 사찰이나 대선 개입, 간첩 조작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양치기 소년이 돼 있다고 본다. 그냥 말로만 믿어달라고 하면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말하는 국정원 자료 공개 우려에 대해서는 "국회 정보위는 비공개 회의이고 대외적으로 비밀을 누설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위원회에 내는 것은 공개가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자료를 제출하는 것을 공개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민간 전문가들의 자료 열람을 배제한 것에 대해서도 "정보위원들에게 로그 파일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용어나 표현 방식을 모르기 때문에 봐봐야 까막눈"이라며 "전문가들을 대동해 국회의원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자꾸 이를 안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미국이나 선진국의 정보기관 감독도 국회에 있는 정보 전문위원들이 가서 감독하고 자료도 보고 의원들에게 보고하게 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국회의원을 보조하는 시스템이 전혀 없다"며 "안철수 의원도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참여 여부는 검토해서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모 과장의 자살에 대해서도 입장이 갈렸다. 문 의원은 "최초 임모 과장에 대한 감찰 이야기는 이철우 의원이 한 말"이라며 "국민적으로 의혹이 많이 제기된 사안에 대해 감찰을 하는 것이 마땅한데 상황이 바뀌자 갑자기 감찰을 안했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국정원의 말을 100%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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