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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던 유승민, 결국 '불명예 퇴진' 하나


8일 의총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 논의…친박 '자신감'

[윤미숙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친박계의 거듭된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버티기'를 이어가던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모양새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오는 8일 의원총회를 소집,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논의키로 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유 원내대표에 자진 사퇴를 종용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새누리당은 7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의원총회 소집 방침을 정했다. 이 자리에는 당사자인 유 원내대표도 참석했지만, 전날 밤 유 원내대표를 제외한 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모아진 의견을 '통보'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회의 시작 20여분 만에 회의장에서 먼저 빠져나와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고 내일 9시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며 "저는 의원총회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당헌·당규에 따라 내일 오전 9시 의원총회를 소집했다"며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결론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논의 방식과 관련해 김 대표는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이라고 설명했다.

가능한 '재신임 표결'은 피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지만, 결의안 채택 역시 의원들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사실상 '재신임 투표'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친박계는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재신임 투표가 이뤄지더라도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장우 의원은 친박계 충청권 의원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의원은 "의원총회를 열어도 좋은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표 대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라디오 방송에서는 "친박, 비박을 떠나 유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사적으로 전달한 분이 100여명 가까이 된다"고도 했다.

당초 유 원내대표 사퇴에 반대했던 비박계 내에서도 당청 갈등이 장기화되면 여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과 함께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 '아침소리'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의원들 분위기는 유 원내대표가 결국 사퇴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우세하다"며 "갈등이 장기화되면 당청이 공멸하고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간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이 채택된다면 유 원내대표는 사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 대표 등이 주장한 '명예로운 퇴진'이 아닌 '불명에 퇴진'이 될 수밖에 없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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