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오는 26일 SK C&C와 SK㈜의 합병 등을 다룰 임시주주총회가 예정된 가운데, 24일 국민연금이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하기로 결정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위원장 김성민 한양대학교 교수)는 이날 오전 이번 임시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한 후, SK C&C와 SK(주)의 합병 건에 대해서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합병계약 건과 관련해 의결권행사전문위는 "합병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합병비율, 자사주소각시점 등을 고려할 때, SK㈜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반대의사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회 전문위원 중 일부는 합병계약의 건에 대해 찬성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반대로 조율됐다.
위원회는 또한 "합병후 SK C&C의 정관변경, 이사선임, 이사보수한도 상향조정의 건에 대해서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민연금은 SK C&C 지분을 6.9%, SK㈜의 지분을 7.19% 보유하고 있는 주요주주다(2015년 1분기말 기준).
SK그룹의 법적인 지주회사인 SK㈜와, SK㈜의 지배회사인 SK C&C는 지난 4월에 합병을 결정하고 이를 추진해왔다. 당시 발표된 양사의 합병비율이 1(SK C&C)대 0.73(SK㈜)으로, 오너인 최태원 회장 일가가 43.43%(1분기말 기준)의 지분율을 지닌 SK C&C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최근 경제개혁연대는 이 같은 점을 거론하며 국민연금이 SK와 SK C&C 합병 문제에서 주주가치 훼손 여부를 판단해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SK C&C 측은 국민연금의 결정에 대해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사실상 합병 발표 후 양쪽 모두 주가가 올라갔고, SK C&C의 성장 기대가 높은 상황이어서 모두가 해피한 케이스인데, 솔직히 이해는 안 된다"며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민연금기금이 양사 합병에 반대입장을 결정하긴 했지만, 최태원 회장 일가 지분이 높기 때문에 합병 자체를 무산시킬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문제에도 불똥 튈까?
한편, 이번 국민연금기금이 내놓은 대기업 지주회사 합병과 관련한 의결권 방향은 앞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문제에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중인 삼성그룹은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을 둘러싸고 이와 비슷한 이슈로 잡음이 적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대는 "SK C&C와 SK㈜ 간 합병에 따른 문제는 삼성과 엘리엇 간 분쟁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외부 이해관계자의 개입만 없을 뿐 그 본질에 있어서는 사실상 동일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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