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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중국에 울고웃은 문화콘텐츠 시장


[2014결산] 콘텐츠 산업 곳곳에 황사 돌풍

[류세나기자] 2014년 문화콘텐츠 시장의 키워드는 '세월호'와 '차이나머니'였다.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한국 문화콘텐츠 시장에 씻기 어려운 상처를 입히고 말았다. 공연은 취소됐고 신작들의 출시 일정은 뒤로 늦춰졌으며 콘텐츠 소비심리 또한 위축되고 말았다.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예술인들은 상처받았고 문화 콘텐츠 시장도 깊게 가라앉고 말았다.

침체일로에 있던 한국 문화콘텐츠 시장에 손을 뻗친 것은 차이나머니였다. 영화, 방송, 음악, 게임을 막론하고 한국 콘텐츠 시장에는 중국 자본이 깊숙이 침투했다. 한중 FTA까지 체결되면서 중국은 콘텐츠 분야에서 더욱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자국기업 보호정책을 펼쳐온 중국시장으로 진출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이면에 한국 콘텐츠 기업에 대한 인수 사례도 늘어 오히려 역습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업에 경쟁체제가 도입되고 정부가 게임산업 진흥책을 발표하는 등 희망을 전하는 소식도 이어졌지만 한국 콘텐츠 산업에 있어 2014년은 우울하고 힘겨웠던 1년이었다.

◆ '큰 손' 중국의 역습, 내년에도 뜨거운 감자

국내 콘텐츠산업에 밀려 온 중국 자본의 시작은 게임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는 물론 영화,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 자본의 힘은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 밀려드는 차이나머니로 인해 콘텐츠산업 종목 주가도 연일 들썩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한국투자액은 7억6천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다. 한국투자 중 가장 큰 부분은 부동산이지만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콘텐츠산업에 대한 투자액은 9만3천 달러에서 48만2천 달러로 5배 이상 늘어났다.

실제로 지난 11월에는 드라마 '올인', '주몽' 등으로 한류시장을 이끌었던 초록뱀미디어의 경영권이 중국 공연기획사 주나인터내셔널에 매각됐다. 또한 중국 유명 엔터테인먼트 그룹 화처미디어는 국내 3대 영화배급사인 뉴(NEW)의 지분 15%를 535억 원에 인수, 2대 주주로 올라섰고 지난 8월엔 중국 소후닷컴이 김수현과 배용준 등 중국에서 인기 있는 배우들의 소속사인 키이스트에 150억 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가 되기도 했다.

지분 투자 못지 않게 한중합작영화 소식도 줄을 이었다. 지난 7월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가 체결한 '영화공동제작에 관한 협정'이 신호탄이었다. 한중 양국간 협정으로 한중합작 영화의 중국 수출 편수 제한이 풀리면서 중국 자본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사례도 늘었다.

게임에 미치는 중국 자본의 힘은 익히 알려진 상황으로 제일 큰 손은 역시 텐센트다. 텐센트는 지난 3월 CJ게임즈(현 넷마블게임즈)에 5천300억 원을 출자한 데 이어 9월에는 모바일게임 '아이러브커피' 개발사 파티게임즈에 2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 11월에는 네시삼십삼분에도 투자했다. 굵직한 게임사들이 모두 텐센트의 우산 아래로 모이면서 게임시장에는 이미 '텐센트 경계령'이 내려져 있다.

◆ 믿어줄 때 잘해야…영화·음악 꼼수경영 잇단 철퇴

한국 영화계는 '명량', '해적' 등 100억 원 대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대작 영화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명량'은 약 1천800만 명의 최종 관객수를 기록하며 국내 극장가의 역대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치웠고 뒷심을 발휘한 '해적'도 86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대박을 일궈냈다.

그러나 이러한 흥행신화 뒤에는 CJ, 롯데와 같은 대형 자본의 권력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남겼다. CJ 계열의 배급사 CJ E&M과 극장사업자인 CJ CGV, 롯데시네마 등 3개사가 계열 배급 및 투자사 영화에 대해 스크린 숫자와 상영기간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밀어주기 영업을 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 밝혀졌다.

공정위는 CGV 측과 롯데시네마에 각각 32억 원, 2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주무부처인 문체부 또한 영화사업자 불공정행위 차단을 위해 실시간 감시체제 구축 및 불공정행위 사업자에 대한 정부펀드 투자제한 등의 조치를 내렸다.

음악 시장에도 우울한 소식은 있었다. 멜론, 엠넷닷컴, 벅스, 소리바다 4개 음원 사이트 운영 사업자들도 공정위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가입들에게 가격인상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이용료를 올려받다 공정위에 적발됐다. 지난 6월 공정위는 이들 업체들이 온라인 음악상품 가격 인상과 관련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시정을 요구했다.

9월에도 음악시장에 한차례 파란이 일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의 신규 음악저작권 신탁 관리업을 허가하면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독점체제가 50년 만에 깨졌다.

문체부는 그동안 저작권 분야별 1개 신탁관리 단체 원칙을 지켰다. 저작권 이용 허락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저작권 사용료 징수나 분배의 공정성 논란, 자의적인 조직운영의 문제가 지속 제기되면서 음악저작권에 대해서도 복수 신탁관리제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음악산업의 선진화가 이뤄질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음악시장의 또 다른 이슈는 라디오 형식의 스트리밍 앱의 잇단 등장이다. 북미 등 서구시장에서 트렌드로 떠오른 이 서비스는 광고 기반의 무료 앱으로, 별도의 결제 없이도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국내시장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벤처기업에서 만든 원데이원송과 비트, 삼성전자의 밀크, SK플래닛의 뮤직메이트(SK 포인트 결제) 등 스타트업에서부터 대기업까지 이 시장에 앞다퉈 진출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음악저작권협회로 대변되는 음악저작권 단체들이 음원이 무료로 제공되는 것을 음악적 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에 적잖은 잡음이 일고 있다.

또한 신규 서비스인 라디오 스트리밍에 대한 음악 저작권 사용료 규정은 물론 이를 해석하는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시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초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상생협의체를 만들어 라디오 스트리밍 등 신규 서비스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 게임 진흥책 나와…도서정가제 시장안착 관건

게임산업은 올해 역시 정치권과 정부의 게임규제로 몸살을 앓았다. 웹보드게임 규제 등 계속되는 '게임 옥죄기'에 웹보드 매출 비중이 큰 기업들의 실적은 반토막이 나기도 했다.

특히 게임업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게임사들이 온·모바일 외산게임의 역습, 인기게임의 고착화 등으로 지난 1년간 시장에서 이렇다할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다는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출판산업계의 올해 가장 큰 이슈는 단연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이다. 도서정가제 시행 한달이 지났지만 시장은 아직 혼란스러운 상태다.

지난달 말 시행된 개정 도서정가제는 신간과 구간 구분없이 할인율을 최대 15%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예외 항목이던 실용서와 초등 참고서도 할인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15% 할인율에 제휴카드 할인, 무료배송 등의 혜택은 포함되지 않으면서 온라인서점 몰아주는 제도라는 비판도 나오는가 하면, 일부 업체들을 중심으로 편법할인 및 유통 등의 부작용이 서서히 포착되고 있다.

이달 중순 도서정가제를 위반한 출판사에 대한 첫 징계조치가 내려졌지만 해당 출판사가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크게 반발해 법적 분쟁을 예고하고 있다. 아직까지 도서정가제 시행 초반이라 위반여부를 판단할 명확한 기준이 없는 터라 이를 둘러싼 진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류세나기자 cream5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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