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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사업 뛰어든 신세계·홈플러스의 고민


예상보다 출점 속도 느려…업계 "시스템 개선 없인 경쟁력 확보 힘들어"

[장유미기자] CU와 GS리테일, 세븐일레븐이 주름잡고 있는 편의점 업계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신세계와 홈플러스의 성적이 영 신통치 않다. 예상보다 점포 수 확장이 쉽지 않은데다 점주들 마저 기존 편의점보다 매력적인 강점이 없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업체들은 올 초 유통 강자인 신세계가 편의점 시장에 어떤 카드를 꺼낼지를 몰라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견제는커녕 오히려 신세계의 시스템이 재정비돼야 한다고 조언하기까지 했다.

또 홈플러스는 차별화 요소와 편의점 운영 노하우 없이 후발 주자로 뛰어든 탓에 신세계보다 더 신경쓰이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대형마트 강자들, 편의점 업계선 '시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세계 '위드미'와 홈플러스 '365플러스'의 전국 운영 점포수는 각각 314개, 205개다. 신세계가 위드미로 편의점 사업에 본격 나선 지난 7월 기준으로는 점포수가 각각 177개, 77개 늘었다.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위드미의 사업권을 인수한 후 지난 7월부터 편의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로열티와 중도 해지 위약금, 영업시간 강제 원칙 등을 없앤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올 연말까지 점포수를 1천개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특히 매출과 상관없이 일정 수준의 '월 회비'만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알려 기존 편의점을 운영하던 점주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신세계의 생각과 달리 가맹 확장 속도는 예상보다 느리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기존 3사 편의점 점주들이 위드미로 이탈한 사례는 조사 결과 단 한 건도 없었다. 오히려 위드미를 운영하다 옮겨온 사례가 일부 있었다. 또 계약이 만료된 점주들이 위드미로 넘어간 사례는 3사 모두 합쳐 27건 정도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에서 모든 것을 세세히 관리해주는 기존 편의점과 달리 위드미는 상품 공급만 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초기 창업자가 운영하기에는 쉽지 않다"며 "상품 발주할 때도 주문 단위가 낱개가 아닌 박스여서 재고 관리의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세계는 사업설명회가 끝난 8월부터 9월까지 한 달만에 100개 정도가 늘었고, 기존 편의점 업체가 점포수 1천개를 돌파하기까지 10년 정도 걸린 것에 비하면 현재 굉장히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이달 역시 100개 이상의 점포가 오픈될 것으로 전망돼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연내 600~700개를 출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은 점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기존 편의점들이 지원금을 줄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던 것이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로열티를 낮춰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연장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이달 들어 점포 수 증가의 도화선이 붙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수익성 높은 점포를 내는 것을 우선 원칙으로 하고 있어 양 보단 질적 성장을 이루는 데 더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편의점 업계와 일반 점주들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먼저 편의점 업계는 가맹조건이 기존 편의점 업체보다 점주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지 않아 신세계가 사업 초반부터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했다는 평가다. 또 신세계가 그동안 프랜차이즈 형태의 사업을 해본 적이 없어 이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지 않아 체질 개선이 필요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위드미는 기존 개인형 편의점에 '신세계'라는 브랜드 파워만 얹은 형국"이라며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계약이 만료된 점주들이 각 사별로 500개 이상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들을 끌어오기에는 위드미의 현재 시스템은 여러 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점주들 입장은 이와 또 다르다. 현재 편의점 업체들의 로열티가 높아 계약 만료 시 옮겨가겠다는 이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위드미의 수익 보장성이나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 등에 확신이 없어 당장 전환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세계의 편의점 사업 성패를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가맹점과 매출액을 일정비율로 나눠 갖는 기존 업체들과 다른 가맹조건을 내세우고 있는데다 신세계가 유통 강자인 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홈플러스 상황은 더 녹록치 않다. 올 초 본격적으로 가맹점 모집에 나섰던 홈플러스는 신세계가 시장에 합류한 후 더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지난 2012년 2월 서울에 365플러스 대치점을 오픈하며 편의점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

특히 올 한 해 동안 부진한 영업실적과 함께 점포 화재, 노조 파업, 고객 정보 유출, 경품 사기 등 잇단 대형 악재로 기업 이미지 마저 추락해 현재 편의점 외형 확대에 발목 잡힌 형국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우려와 달리 현재 운영 중인 가맹점포 50% 이상은 기존 개인 슈퍼에서 전환한 점포로, 월평균 약 20개 정도씩 점포수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홈플러스의 효율적인 경영지도 및 인프라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데 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존 편의점 업체들이 좋은 위치에 점포를 선점하고 있어 신세계와 홈플러스가 점포 수 확장과 함께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며 "하지만 이들의 시장 진입으로 불공정 가맹계약으로 얼룩져 있던 편의점 업계가 개선되는 등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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