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 다해" "경황 없어"…변명 난무한 세월호 국감

[이영은기자] 세월호 관련 증인이 출석한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세월호 선원들과 해경의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답변이 질타의 대상이 됐다.

이날 증인으로 국감장에 선 세월호 선원들은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 식의 대답을 쏟아내는가 하면, 해경 측에서는 사건 당일 구조와 관련해 "최선을 다했다"고 답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세월호 1등 항해사 강원식 씨에게 "8시50분에 밖으로 나왔고 탈출 시점은 9시46분인데, 한시간동안 무엇을 했느냐, 기울어진 배를 복원시키려는 노력은 하지 않났냐"고 물었고, 강 씨는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우물거리며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배가 바다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냐. 이렇게 큰 사고가 날 거라고 예측을 못했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강 씨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은 세월호 2등 항해사 김영호 씨를 향해 "퇴선 명령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왜 하지 않았냐"고 지적했고, 김 씨는 "사무장에게 퇴출 명령을 하라고 무전기로 했는데 송신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또 "배 안에 승객들을 두고 선원들끼리 먼저 탈출을 했다. 구조될 당시 승객들이 배 안에 남아있는 것을 보지 못했냐"는 새누리당 안덕수 의원의 질타에 "배가 기울어져서 보지 못했다. 해경이 구조할 줄 알았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다만 "지금와서 생각하면 (탈출하기 전 배에서 퇴선 명령을) 했었어야 하는데, 죄송하다"고 말했다.

◆해경 "저희가 본 사람은 다 구조"…유가족 분노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세월호 사건 당시 인명 구조 과정에서 발생한 해경의 안일한 대처도 뭇매를 맞았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해경 123경비정 김경일 정장는 "당시 구조를 요청하는 승객들이 창문 쪽으로 많이 보였을텐데 창문을 깨서라도 구조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새누리당 안효대 의원의 지적에 대해 "당시 구조를 요청한 사람들은 다 구조했다. 저희가 본 구조인원은 다 했다"고 답해 국감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안 의원이 "선내 진입이 어려웠겠지만 123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을 했더라면 수백명의 승객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하자, 김 정장는 "당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