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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쇼크, 기업 2분기 어닝시즌 '강타'


이미 손익분기점 이하…삼성 등 전자·자동차·정유 여파 '우려'

[박영례기자] 우려가 현실이 될 모양새다. 최근들어 원달러 환율이 6년만에 1010원이 붕괴되는 등 1000원 이탈이 우려되는 가운데 당장 환율 하락이 이어졌던 2분기 국내 기업 실적의 발목을 잡은 형국이다.

이달 말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 수준의 2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국내 수출 기업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대표 수출업종인 전자와 자동차,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등 어닝쇼크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8일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7조2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 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9.5%, 영업이익은 24.4% 감소한 규모. 더욱이 2분기 영업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8조원 안팎이었음을 감안하면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 '어닝 쇼크' 수준이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익이 8조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 2년만에 분기영업익 8조원 시대를 마감한 셈이다.

이는 갤럭시S5 출시 등에 따른 신제품 효과가 기대에 못미쳤고,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업체의 가격 경쟁 등 탓으로 IM부문 영업익이 크게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가파르게 진행됐던 원달러 환율 하락 등 원화 강세 여파까지 더해져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환율 영향과 관련 "2분기 달러와 유로화 뿐만 아니라 대부분 신흥국 통화에 대한 원화 강세가 지속돼 전사 실적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환쇼크, 2분기 '어닝 쇼크' 이어지나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최근 6년만에 1010원이 무너지면서 연내 1000원 붕괴 등 우려를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탓에 올 들어 사상최대 실적을 이어갔던 정보통신기술(ICT) 수출도 5월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상태. 5월 ICT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7.5% 감소한 140억달러에 그쳤다. 같은기간 ICT수입은 전년 동월대비 1.8% 감소한 67억5천만달러로, 무역수지는 72억5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 증가를 견인했던 휴대폰 수출 역시 5월 감소세로 돌아서며 환율 여파에 따른 기업 실적 둔화를 예고한 바 있다. 5월 휴대폰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2.9% 감소한 21억7천만달러에 그쳤다. 특히 스마트폰 수출의 경우 10억2천만달러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27.9%나 감소했다

이같은 환율 여파는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와 정유업계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하락 등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인 것.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익이 9.5% 감소한 2조1천785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업계 1위 SK이노베이션 역시 2분기 영업익이 전년보다 31% 가량 감소한 2천722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1분기 2천925억원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순익이 전체 상장사의 50%를 웃도는 것을 감안할 때 이같은 환율 여파는 수출비중인 높은 기업의 경우 예외 없이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환여파 언제까지…"환율 900원 시대 대비해야"

원달러 환율은 최근 1010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연초 대비 4% 이상 급락한 상태다. 원·달러 하락으로 이미 국내 수출 제조기업들은 채산성 악화에 직면했다.

올 초 무역보험공사가 조사한 손익분기점 환율은 대기업 1천50원, 중소기업 1천57원 수준. 현재의 환율 수준이 이어질 경우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적자를 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지난해 4분기 환율 하락 등에 따라 7천억원 규모의 부정적 영향을 받기도 했다. LG전자 역시 지난 1분기 주요 시장 경쟁 심화에 환율 영향 등이 더해져 가전(HA)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3% 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또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한국 자동차산업의 매출감소 영향은 약 4천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탓에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 여파로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나 현대차 역시 최근의 성장세 둔화, 가격 경쟁 심화 등에 더해져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인 것.

삼성전자의 갤럭시S5나 현대차의 신형 LF쏘나타 등 신제품 효과도 환 쇼크 앞에서는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문제는 자동차 부품업체를 포함한 중소 수출기업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제품·기술 경쟁력으로 환율 변동 충격의 자체 흡수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

대기업에 비해 환위험 관리에 취약해 환율 급락에 따른 환손실액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상황의 심각성이 있다.

그나마 이같은 환율 하락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하락폭은 상반기에 비해 다소 점진적일 것이라는 기대다.

대신증권 등은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000원선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나 경상수지 등 기초 여건을 반영해 다시 달러당 1020원대를 복귀하는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봤다.

한국경제연구원 변양규 연구위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양호한 국내 펀더멘탈 등 원화 강세요인에 신흥국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 완화 등으로 하반기 중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이 예상 된다"며 "하지만 유로화 및 엔화 약세에 따른 달러강세의 영향으로 환율 하락 폭이 제한되고 4분기중 3분기 대비 소폭 반등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3분기 영업익 8조원을 회복 하는 등 등 환 여파가 제한 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전사적 실적에 영향을 끼쳤던 원화의 추가적인 절상은 3분기에는 2분기 대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수출기업이 이같은 원화 강세 기조의 장기화 및 환율 900원 시대에 대비 구조적인 체질 개선 및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 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은 원가절감 및 내부 효율성 강화에 주력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국내 경제 및 산업 전반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환율의 안정성 제고에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경연 변양규 위원은 "정부는 환율하락이 내수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는 미온적 시각보다는 내수활성화를 통해 환율하락 압력을 완화하려는 적극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차원에서도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제고, 글로벌 생산비중 확대, R&D 역량 강화, 결제통화 다변화 등 수출의 환율 민감도를 낮추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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