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조상의 지혜…그 때 프로포즈·청혼·결혼예물에 이런 뜻이?


수단곤륜옥(誰斷崑崙玉) 누가 곤륜산 옥을 베어내어

재성직녀소(裁成織女梳) 직녀의 머리 빗 만들었나

견우일거후(牽牛一去後) 견우 한번 떠나간 뒤

수척벽공허(愁擲碧空虛) 수심에 젖어 푸른 허공에 던져버렸소

곱게 머리를 빗질해 단장하는 까닭은 님이 있기 때문이다. 조선 여류시인 황진이는 반달을 "직녀가 견우와 이별한 뒤 하늘에 던져버린 그녀의 얼레빗"이라고 읊었다. 직녀가 견우를 위해 일년에 한번 칠석날 빗던 얼레빗을 허공에 던져진 반달에 빗댔다.

빗(梳)은 반달모양으로 생겨서 월소(月梳)라고도 부르는 전통빗이다. 칠석이 지나서 견우와 헤어졌으니 머리를 손질한다손 치더라도 보아줄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반달은 보름이면 만월이 된다. 그대 없는 나는 반쪽 달님일 뿐 완전을 이룰 수 없다. 황진이의 '영반월'(詠半月-반달을 노래하다)이란 한시는 이런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잘 나타내고 있다.

본래 머리카락은 여성의 정조를, 남성에겐 지조를 상징했다. 중매쟁이가 얻어 온 규수감의 머리카락의 굵기와 빛깔로 건강상태를 확인했으며 처녀 총각이 눈이 맞으면 처녀가 머리카락 세 올을 뽑아 주었는데 정조를 바치겠다는 표시였다.

전통 명품빗 전문업체 명인의얼(www.earl.co.kr) 김두천 대표는 "우리 결혼 풍습에도 청혼 때 남자 집에서 사주함에 빗을 넣어 보내는데 신부감이 이 빗을 받으면 결혼을 승낙하는 허혼의 의미가 있고, 받은 그 빗으로 머리를 정갈하게 하고 신랑을 기다리겠다는 은근한 뜻이 담겨져 있다"며 "이같은 이유에서인지 예단으로 빗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고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 생일 등 각종 기념일에 빗을 주문하는 경우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감으로 한글이니셜을 새겨주는 나무빗과 순은으로 만든 스완빗, 참얼일정빗 등이 프로포즈, 청혼, 결혼예물 등으로 인기있다"고 덧붙였다.

/생활경제팀 life1@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조상의 지혜…그 때 프로포즈·청혼·결혼예물에 이런 뜻이?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