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나영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이 13일 개막됐지만,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의 재송신료 분쟁으로 방송업계는 여느 스포츠 빅 이벤트 시즌과 다른 '비수기'를 보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관련 각종 프로모션과 서비스들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참사의 영향도 있지만, 지상파와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월드컵 중계방송 재송신료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업계관계자는 "브라질월드컵을 맞아 올해 초부터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지만, 재전송 협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모두 멈춘 상태"라며 "월드컵 시즌을 맞아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는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해 답답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방송업계는 올림픽, 월드컵 등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스포츠 이벤트 기간 동안에는 앞 다퉈 경품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특집관 등을 마련하며 관심을 유도해왔다.
올해 초 개최된 소치올림픽의 경우 사업자들은 각종 이벤트를 앞세워 시청자 눈길 잡기에 나섰다.
CJ헬로비전의 N스크린서비스 티빙과 디지털케이블TV에 주문형비디오(VOD)를 제공하는 홈초이스 등은 동계올림픽 전용관을 마련하고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와 주요 종목 경기 VOD를 무료로 지원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모바일로 경기를 시청하는 이용자들의 데이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모바일IPTV 가입자들이 동계올림픽 관련 영상을 볼 경우 LTE 데이터 통화료를 무료로 제공했다.
이밖에도 동계올림픽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선수들을 응원하는 가입자에게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다수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진행하는 이벤트나 서비스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관계자는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월드컵 경기를 TV로 중계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에서도 브라질에 간 가입자에게 로밍비용을 할인해주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프로모션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특히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후원사인 KT는 IPTV와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했으나, 모두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KT의 올레tv 스마트를 통해 경기 중계와 동시에 선수들의 개인 정보, 경기 전적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매시업'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지상파와 재전송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해당 서비스가 불가능해졌다.
또한 LTE 네트워크를 이용해 한번에 다수의 가입자에게 일반 DMB 화질의 10배에 달하는 HD 영상콘텐츠를 전송해주는 'LTE 멀티캐스트 기술(eMBIS)'도 이르면 브라질월드컵 한국 경기에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월드컵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했으나, 개막날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서 서비스 제공이 어렵게 됐다"며 "재전송료 협상 문제로 관련 이벤트와 서비스들이 올스톱되면서, (방송가에서 체감하는) 월드컵 열기 역시 여느때 같지 못하다"고 말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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