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에 개성을 담아야"

[정은미기자] "웨어러블 기기들에는 개성이 있어야합니다."

세계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선두주자인 '페블(Pebble)'의 에릭 미기코브스키(Eric Migicovsky) 대표는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비런치 2014'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과 관련해 국내 스타트업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에릭 미기코브스키 대표는 스마트워치 페블을 개발한 페블테크놀로지 설립자다. 지난 2012년 4월 세계 최대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인 미국 킥스타터를 통해 펀딩에 성공했고, 역사상 최고 금액인 1천30만 달러(한화 109억원)을 초기 자금으로 모았다. 페블은 최근 iOS에 앱스토어를 열고 자체 유통을 유한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다.

에릭 미기코브스키 대표는 "PC나 모바일의 경우 모두가 비슷한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웨어러블 기기들은 패션과 같이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며 "우리는 패션부문에서 기존 디바이스와의 차별점을 더 부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브롯치나 목걸이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미스핏 샤인'을 개발한 '미스핏(Misfit)'의 소니 부 대표(Sonny Vu) 대표도 "웨어러블은 아름답고 이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니 부 대표는 "이제까지 나온 웨어러블은 여성 소비자들이 간과되고 있었다"며 "기존의 플라스틱, 고무로 만든 제품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다양한 색상의 스틸 제품들을 만들어 여성들을 적극 공략 중"이라고 말했다. 또 "프라다 또는 코치와 같은 명품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배 스타트업으로써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에릭 대표는 "스타트업들은 큰 고민일수록 스스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사업 초기에 블루투스 소프트웨어 개발을 외주에 맡겼는데 당시 우리는 자원도 충분하지 않았고 이와 관련한 고민거리를 다른 업체에 미루고 싶어서 이러한 결정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외주에 의존하면서 큰 문제를 겪을 뻔했다"며 "큰 고민거리일수록 직접 해야하고, 이러한 고민을 미루지 말고 매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니 부 대표는 "처음 제품을 출시할 때 포장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디자인상을 수상할 정도의 멋진 포장을 하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너무 디자인에 몰입하다 보니 포장상태에서 정작 어떤 제품인지 알아보기 힘들었고 판매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후 3번에 걸쳐 포장 디자인을 변경했다"면서 "스타트업을 하면서 디테일 하나하나에도 신경쓰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런 것들이 지나쳐 중요한 것을 놓셔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크·스타트업 컨퍼런스인 '비론치 2014'가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 1관에서 개막했다.

'작지만 강한 스타트업의 저력'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에는 글로벌 스타트업계를 움직이는 총 42명 벤처투자자와 기업가가 참여해 '웨어러블 혁명', '글로벌 투자 유치 전략' 등 11개 패널 토론을 벌인다. 또 150여 개 이상의 국내외 기업이 배틀 경연을 하고, 부스 전시회에 참가한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