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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과 기부 게임만 '착한게임' 아니다"


이재홍 게임학회장 "인식제고, 해외도약 무기는 스토리텔링"

[강현주기자] "착한 게임이라 하면 학습용, 기부용 같은 것만 떠올리는데 상용화된 놀이용 게임들 중에서 '착한 게임'이 나와야 한다. 왜곡된 인식 제고와 해외 도약의 열쇠는 '스토리텔링'이다."

숭실대에서 만난 이재홍 게임학회 7대 회장은 게임을 사회악으로 몰아대는 분위기 속에서 위축된 게임 산업이 활로를 찾는 방법으로 '착한 게임 개발'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10년간 서강대 게임교육원 디지털스토리텔링학과 전임교수로 있다가 올해부터 모교인 숭실대 문예창작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 회장은 "정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하면서도 주축인 게임 산업 규제를 강화하는 등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며 "게임 업계는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인식제고 노력을 해야 하고 이는 스토리텔링이 탄탄한 게임들을 개발하는 방법으로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착한 게임'이란 흔히 상상할 수 있는 영어공부 게임, 치매 치료 게임, 기부 게임 같은 종류를 말하는 게 아니다.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놀이용 게임들이 사행성, 폭력성, 과도한 승부욕 유발 등의 요소가 아닌 '스토리텔링'으로 매력을 갖는다면 진정한 '착한 게임'이라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영화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배트맨, 스파이더맨 같은 작품들은 오락성과 탄탄한 스토리를 갖춰 영화 본연의 재미를 갖춘데다가 선한 메시지와 철학적인 깊이도 녹여냈다. 게임 역시 재미와 교훈, 세계관의 균형을 잘 맞춘 작품들이 많이 개발돼야 한다는 것.

이 회장은 "게임은 학문적 깊이가 있는 고품격 문화콘텐츠지만 사행성, 중독성, 폭력성이 강한 게임들이 부정적 인식을 심을 수 있다"며 "요즘 한국 게임들은 이런 부정적 요소들이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은 스토리텔링이 더 보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수하는 해외 작품들은 점수, 승부 외에도 '스토리'를 즐길 수 있고 게임 내 선한 철학이 녹아 있는 경우가 많다"며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같은 게임은 누군가를 도와주거나 구해주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선한 정서가 담겼으면서도 재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국내에서 벗어나 글로벌 게임 시장을 평정하기 위해선 사행성, 폭력성을 빼고도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있고 세계관이 우수한 게임을 내세워야 한다는 얘기"라며 "국내 게임 가운데 요즘 나오는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 등은 비교적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갖췄다고 본다"고 평했다.

이 회장은 "게임 산업도 '인문학적 소양'을 보강해야 하며 게임학회는 게임 관련 기술, 공학적 영역 뿐 아니라 법, 심리, 의학 등과 연계한 연구를 해 나갈 계획이며 이를 위해 오는 6월부터 포럼을 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예창작학과도 그동안 순수문학 위주였지만 앞으로는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을 위한 창작으로 영역을 넓힐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재홍 게임학회장은

지난 1월 제 7대 게임학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숭실대 전자공학 학사,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학 석사, 숭실대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를 거치며 기술과 문학의 소양을 함께 쌓아왔으며 지난 10년간 서강대 게임교육원 디지털스토리텔링학과 전임교수를 역임했다. 숭실대로 돌아온 그는 문예창작학과 교수와 게임학회장을 겸임하며 인문과 게임, IT의 연계를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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