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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캐나다 FTA 9년만에 타결…득과 실은?


車·기계·전자 등 수혜…농축산물 공세 거세질 듯

[박영례, 정기수기자] 우리나라와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 9년여 만에 타결됐다.

우리나라의 캐나다에 대한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 관세가 실질적으로 1년 안에 철폐돼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기계, 전자, 섬유 등 품목에서도 수출 확대가 예상되나 전자제품의 경우 현지 생산체제로 효과는 제한 적일 전망이다.

특히 주요 수입품인 수입산 쇠고기 등 농축산물의 한국 시장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에드 패스트 캐나다 통상장관이 회담을 갖고 양국간 FTA 협상을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FTA 타결로 양국간 무역 및 투자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아시아 지역 국가로서 처음으로 캐나다와 FTA 협상을 타결한 것으로 우리 기업들의 캐나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와의 FTA 체결로 우리나라는 세계 14위 경제대국 중 9개국과 FTA를 갖게 됐다"며 "전 세계적인 FTA 네트워크 형성이라는 목표달성에 중요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와 캐나다간 총교역액은 99억달러(수출 52억달러, 수입 47억달러)며 캐나다는 우리의 제23대 수출대상국이자 제25대 수입 상대국이다.

◆자동차 수혜 가장 클 듯…'현지 생산' 전자제품 효과는 '미미'

이번 한·캐나다 FTA는 상품, 원산지, 통관, 무역구제, 서비스, 투자, 통신, 금융, 전자상거래, 정부조달, 지적재산권, 경쟁, 노동, 환경 등을 망라하는 포괄적인 수준의 FTA다.

상품 분야의 경우 양국 모두 협정 발효후 10년 이내 대다수 품목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는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했다. 우리나라는 품목수 기준 97.5%, 수입액 기준 98.7%에 대해 10년내 관세를 철폐한다. 캐나다는 품목수 기준 97.5%, 수입액 기준 98.4%에 대해 10년내 관세 철폐를 단행한다.

이번 FTA 타결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 업계다.

이번 FTA로 우리나라의 전체 캐나다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3년, 실질적으로 24개월 만에 철폐되기 때문.

이에 따라 현재 캐나다와 FTA 협상 중인 일본, EU(유럽연합)에 비해 유리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캐나다 자동차 수출은 22억3천만달러로 수출 비중은 42.8%에 달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캐나다의 경우 6.1% 관세를 실질적으로 24개월 만에 철폐키로 해 2.5% 관세를 유지하다 협정 발효 후 5년 내에 일괄 철폐키로 한 미국보다 유리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동차 관세가 24개월만에 철폐될 경우 캐나다와 FTA를 체결한 미국, 멕시코 업체와 동등한 경쟁 여건의 확보가 가능하다. 아울러 캐나다로의 자동차 수출이 증가세에 있어 이번 FTA 체결로 직접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현재 캐나다 시장 내 한국차 시장점유율(12%)도 FTA에 따른 가격경쟁력 향상을 바탕으로 확대가 예상된다.

자동차 비관세 분야에서는 상대국 원산지 차량이 자국 안전기준에 반영된 국제기준 및 미국기준을 충족한 경우 각각 자국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키로 합의했다. 완성차 원산지와 관련해서는 미국산 부품에 대한 상호 누적을 인정키로 했다.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 부품과 타이어 역시 관세철폐를 통해 국내 기업의 현지 완성차 업체로의 수출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주요 자동차 부품의 관세율은 6%로 즉시 또는 3년내 철폐된다. 타이어의 관세율은 7%로 5년 내 철폐된다.

섬유 분야의 높은 관세(평균 5.9%, 최대 18%)도 대부분 3년내 철폐로 한·미 FTA 대비 높은 수준이다. 원산지도 한·미 FTA의 원사기준(yarn-forward) 보다 완화된 기준으로 합의해 향후 우리 중소기업의 캐나다 수출 확대가 전망된다.

섬유·화학기계(6.5%·8%, 즉시~5년철폐) 등의 품목에 대해서도 수출확대가 기대된다.

아울러 냉장고(6%·3년철폐), 세탁기(8%·즉시철폐) 등 가전제품 역시 단계적인 관세 철폐 등이 기대되나 국내업체의 경우 이미 해외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어 직접적인 수혜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삼성전자나 LG전자의 경우 현재 캐나다에 공급중인 TV, 생활가전 제품 대부분이 멕시코 현지에서 생산, 공급되고 있다.

또 멕시코 현지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NAFTA 적용으로 이미 무관세로 캐나다로 들어가고 있다. 이밖에 주요 수출품목인 무선전화기, 반도체, 철강, 석유제품 등은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다만 FTA 체결에 따른 교역확대, 관련 인프라 확산 등은 장기적으로 수출 여건 등이 좋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현지 생산체제를 갖춰 한국에서 나가는 제품은 몇 품목에 그치고 있어 이번 FTA 타결에 따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직접적 수혜는 크지 않더라도 교역 확대 등에 따른 교역 인프라 개선 등 간접적인 효과는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휴대폰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제품이 멕시코에서 생산, 캐나다에 공급되고 있어 FTA에 따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향상 측면에서 전자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쇠고기 등 농축산물 공세는 '촉각'

다만 농축산물의 경우 전반적으로 한·미 및 한·EU FTA보다 보수적인 수준에서 합의됐으나 장기적으로 여파를 피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체 농산물 중 18.8%(품목수 282개)를 양허제외하거나 10년 초과 관세철폐 등으로 예외취급해 한·미(12.3%) 및 한·EU(14.7%)보다 보수적인 수준으로 체결됐다. 쌀·과실류 등 211품목은 양허제외키로 했고 쇠고기(15년), 돼지고기(5년·13년) 등 20개 품목의 농산물 세이프가드(ASG)를 설정했다.

육류 원산지에 대해서는 한·미 FTA와 동일하게 닭고기를 제외한 육류에 대한 도축 기준을 인정키로 했다.

정부는 산업부, 기재부, 농식품부 등 관련 부처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피해 분야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국내 대책을 수립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 결과를 반영한 영향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며 호주 및 캐나다와의 FTA 타결 등으로 인한 축산 분야 피해 보전 및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캐나다 FTA 체결은 상품시장 개방 이외에도 서비스·투자 시장개방 확대 및 규범 측면에서 WTO 플러스 요소를 포함함으로써 제도 선진화 달성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다.

서비스·투자 분야에서는 캐나다는 NAFTA 발효시점(1994년 1월 1일) 이후 체결한 FTA 최고 대우를 우리 측에 자동 부여하도록 했으며, 우리 측은 한·캐나다 FTA 발효시점 이후 체결한 FTA 최고 대우를 캐나다 측에 자동 부여키로 했다.

정부조달은 개정 GPA 대비 중앙정부기관의 조달 양허 하한선을 인하함으로써 FTA를 통한 조달시장을 추가 개방키로 했다.

지리적 표시의 경우 우리 측은 캐나다 측 관심품목인 캐나다 위스키, 캐나다 라이 위스키 등 2개를, 캐나다 측은 우리 측 관심품목인 고려홍삼, 고려백삼, 고려수삼, 이천쌀 등 4개를 지리적 표시로 보호키로 합의했다.

박영례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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