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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환율 직격탄, 현대차 수익성 '빨간불'


외형 성장했지만 영업이익률 하락…올해도 낙관 못해

[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가 해외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지만 수익성은 둔화됐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실제 벌어들인 이익은 줄어들어 실속은 예년만 못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노조 파업도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원화 강세와 엔저 등 환율 악재가 겹쳐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대로 추락했지만 올해도 상황은 낙관하지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실적설명회를 통해 지난해 매출 87조3천76억원(자동차 71조5천350억원, 금융 및 기타 15조7천726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3.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판매대수도 전 세계 시장에서 473만2천366대를 팔아 7.3% 늘어났다.

하지만 내수부진은 뼈아픈 부분이 됐다. 내수판매만 놓고 보면 64만865대로 4%나 줄어들었다. 최근 3년간 현대차의 내수판매 대수 중 최저치다.

영업이익은 8조3천155억원을 기록해 1.5% 감소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 감소는 2011년 이후 3년만에 처음이다.

내수부진 장기화와 노조파업으로 인한 국내공장 생산 차질 등이 수익성 하락에 영향을 미친 데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까지 더해진 환여파가 겹쳐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9.5%에 그쳤다. 전년 10%보다 0.5%p 하락, 2011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률 10%대가 붕괴됐다. 실제로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8.8%에 그쳤으나 2011년 10.3%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데 이어 2012년에도 10%를 기록해 2년 연속 10%대를 넘어선 바 있다.

무엇보다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하락한 게 문제다. 급격한 환율 변동과 더불어 생산 차질에 따른 국내공장 가동률 저하, 1분기 발생한 일회성 리콜 충당금, 인건비 상승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 및 연결법인 증가 효과 등으로 매출은 3.4% 증가한 반면 내수 시장 부진과 국내공장 생산 차질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며 영업이익은 1.5% 감소했다"고 말했다.

분기별로도 성장세가 둔화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판매 123만2천344대, 매출 21조9천377억원(자동차 17조7천603억원, 금융 및 기타 4조1천774억원), 영업이익 2조30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3.4% 줄었으나, 영업익은 10.8% 늘었다. 지난해 1분기 8.7%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도 2분기 10.4%, 3분기 9.7%에 이어 4분기에는 9.3%를 기록했다.

다만 표면적으로는 영업익이 늘었지만 전년도 4분기에 미국에서 발생한 연비과장 사태 관련 보상 충당금 2천400억원이 반영됐던 것을 감안하면 일종의 기저효과로 실제 수익성은 둔화된 셈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내수 경기 부진 속에 불리하게 작용한 환율 여건, 국내공장 생산 차질 등 대내외적 어려움에도 여전히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수익성을 거뒀다는 평가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말 출시된 제네시스에 이어 쏘나타 후속 등 주력 신차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지속적인 글로벌 브랜드가치 제고로 해외시장에서의 판매 증가와 국내시장에서의 판매 회복을 통한 향후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내수침체 이어지나…"불확실성 지속"

현대차는 올해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품질 경쟁력과 고객 서비스 차별화를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올해 국내시장 68만2천대, 해외시장 421만8천대 등 총 49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올해도 환율이나 내수시장 부진 등이 여전한 변수가 될 조짐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국내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넉달 연속 나 홀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도 국내판매 5만160대, 20.5% 감소하는 등 침체가 이어졌다.

지난해 말 내놓은 신형 제네시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올해 쏘나타 후속 출시도 예정돼 있어 판매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외산차 등과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신차효과에 따른 반전을 낙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차의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다른 업체들의 내수 판매는 급증하고 있다"며 "현대차에서 이탈한 고객들이 수입차와 다른 국산완성차 브랜드로 옮겨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매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노조파업과 예측하기 힘든 환율 등도 여전히 변수가 될 조짐이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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