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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필수과목화, 정부는 뜨뜻미지근?


"SW교육이 국가경쟁력 좌우" SW교육 활성화 포럼서 다양한 의견 분출

[김국배기자, 정미하 기자] '한국 대 미국은 1% 대 40%'. 전 세계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한국과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자 우리나라의 취약한 SW 경쟁력을 보여주는 수치다.

기존 산업과 IT의 융합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소프트웨어(SW) 기술이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SW 인력의 수요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국내 SW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지난 2009년에서 2011년 사이 서울대와 카이스트 등 주요 5개 대학의 SW 관련학과 학생 수도 20%나 감소했다. 이대로 가면 2017년에는 약 8만 명의 SW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SW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2일 서울 양재동 더 케이 서울호텔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요성과 활성화 방향 포럼'에서는 SW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미래창조과학부 최재유 실장은 "SW는 21세기의 언어이자 창조 경제의 혈액"이라며 "과거 각국의 산업 경쟁력을 물리, 생명 등 전통과학이 좌우했다면 이제는 컴퓨터 수준이 이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열악한 국내 SW 교육 환경 '강화해야'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 SW 교육의 열악한 현실을 지적하며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분출했다.

영국은 올해부터 전학년에 필수적으로 컴퓨팅 과목을 포함시켰다. 반면 한국은 2006년 46.8%에서 해마다 줄어 2012년에는 8%만(중학생 기준)이 컴퓨터 과목을 선택했을 정도로 컴퓨터 교육이 힘을 못쓰는 판국이다.

안성진 한국컴퓨터교육학회 회장은 SW 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택과목 수를 늘리거나 필수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폭을 넓이자는 것"이라며 "현재 40여 개에 달하는 선택 과목 중 컴퓨터 관련 과목은 전무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SW 교육이 사교육을 부채질한다는 건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2013년부터 베트남어가 수능에 포함됐지만 사교육이 늘어나진 않았다"며 "반대를 위한 명분을 찾는 것일 뿐 실제 통계 데이터를 보면 완전히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천종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초·중·고 학습과정에 SW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영어가 중요하듯 기초과학과 공학, 의학의 연구를 위해 SW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DNA를 읽는 게놈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1만 6천 개에 달하는 세균 게놈 데이터를 비교 연구하기 위해서는 487년이란 시간이 걸린다"며 "이를 분석하는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 SW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지난 2012년 생명과학부 표준교과과목으로 '컴퓨터 개념 및 실습', '생물정보화'를 개설했다. 천 교수는 "대학생이 돼서야 접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은 늦다"고도 했다.

김종우 한국정보교육학회 회장(제주대 교수)은 "국어 시간에 동요를 불렀다고 음악 교육을 안해도 되느냐"고 일갈하며 "초등학교 교육과정 중 실과(기술·가정)에 포함돼 있는 정보과학 교육 과목을 독립교과목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보과학은 초등학교 5·6학년 실과에만 1년에 6시간 이하로 총 12시간 배정돼 있다"며 "정보교육 과목을 독립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부 김도균 소프트웨어정책과장은 "SW 과목을 영어·수학과 비견되는 필수 과목으로 해야 한다는 견해에 동의한다"면서도 "교과 과정과 수능과목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로, 사회적·국민적 합의를 통해 차츰차츰 해나갈 일"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했다.

교육부 박제윤 교육과정정책과장도 "교육과정 개선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 이 자리에서 결론적인 답을 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SW 과목을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 2015년까지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현장의 목소리도 나왔다. 태량초등학교 김형미 교사는 "컴퓨터 교육의 필요성에 비해 그 실태는 매우 초라하다"며 "컴퓨터 교육 시간은 아주 일부분만 할애되거나 그것마저 교사 재량으로 축소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SW 교육, 단순 주입식 아닌 창의력 키울 도구

이날 참석자들은 SW 교육을 단순히 주입식·직업 교육으로 보는 시선도 경계했다.

안성진 회장은 "SW 교육은 외워서 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정보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코딩을 하는 게 주입식으로 가능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SW 교육은 컴퓨터 기반 논리적사고(computational Thinking)를 기반으로 한 인간의 창의성을 끌어올리는 지식정보화 사회의 정보과학교육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창의성이란 결국 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해결 방안을 생각해내는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수단이 바로 컴퓨터적 기반 논리적 사고이며 그 기반이 되는 교육 과정이 정보 과학"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정진수 융합과학교육단장은 "컴퓨터 기반 논리적사고는 인간의 생각과 디지털 기술의 통합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법"이라며 규정했다.

김종우 한국정보교육학회 회장은 "정보과학 과목은 정보 과학 기술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실생활의 다양한 문제를 계산적 사고로 관찰하고 해결하는 능력과 정보 윤리적 소양을 기르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정보교육의 목표를 설명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 역시 격려사에서 "스티브잡스의 생각에 동의한다"며 "SW 교육을 통해 스킬이 아닌 생각하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 '모두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한다.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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