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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포털 규제, 역차별은 없어야"


정부 규제기조 강한 어조로 비판

[정미하기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적어도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은 없어야 한다"며 정부의 포털 규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네이버 창립자이자 실질적인 경영자인 이해진 의장은 25일 일본 도쿄 지바현에 위치한 자회사 라인주식회사 사옥에서 열린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 가입자 3억명 돌파 행사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장이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은 2001년 한게임 유료화 발표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다음 등 국내 포털이 인터넷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는 이유 등으로 시장점유율 설정 등 규제강화론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국내 포털사들은 국내 법규의 적용 범위 밖에 있는 구글 등 해외사업자들과 비교해서 역차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의장은 "네이버가 원래부터 1위라고 생각하지만 지난 99년 시작할 당시 야후·라이코스 같은 세계 검색엔진과의 싸움을 이기면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라며 "정부가 도와준 것이 아니라 기업 대 기업으로 싸워올라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페이스북이 국내 SNS 시장을 장악했고, 구글 역시 OS주도권으로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적어도 (해외사업자와 국내사업자가)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경 제한없이 경쟁이 이뤄지는 인터넷 사업의 특성상, 국내 사업자가 국외 사업자와 경쟁하기 위해선 국내 사업자에만 적용되는 규제를 만드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내 업무는 '일본사업·서비스 전략' 마련"

이 의장은 또 외부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황제 경영'을 한다는 시선도 받고 있다.

이날 간담회 초반 자신을 향한 플래시 세례에 이를 의식한 듯 "오랜만에 나오는거니 사진을 잘 찍으셔야 한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한 이 의장은 "은둔의 대표 이미지가 잡혀서 황제 경영처럼 보이겠지만 그럼 회사일을 안하거나 조종하거나 해야 하는데 일본 사업, 큰 서비스 전략을 세우느라 일을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스타일상 대외활동을 많이 하지 않고, 엔지니어 출신이라 사회적인 문제에 판단하는게 어렵다고 했을 때 선배들이 (본인의) 장점에 집중하고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영입하면 된다고 조언했다"며 "회사 설립자가 모든 걸 다 하는 스타일이 있는데 그보다 기술·서비스에 관심있는 분과 경영을 잘하는 사람을 영입해 힘을 합치는 것이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인, 후배 벤처의 징검다리 되고파"

그는 지난 2011년 직원들을 향해 "회사는 조기축구회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며 이목을 끈 바 있다.

이 의장은 이날 당시에 대해 언급하며 "일본에서 일하면서 NHN 직원들이 국내 PC시장 1등에 안주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조기 축구회는 승패가 상관이 없지만 프로는 성과에 상관이 있으니, 그런 의미에서 모바일 시대에 맞춰서 꼴찌라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라며 '벤처정신'을 강조했다.

이 의장은 "2006년 해외진출을 위해 '첫눈'을 인수하고 5~6년간 고생한 끝에 (라인이) 3억명을 돌파한 것이 꿈만 같다"며 "해외에서 성과를 낸 만큼 국내 후배 벤처에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에 공감한다. 후배 벤처들이 글로벌시장에 진출하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라인의 향후 전략과 관련, "라인의 마케팅비(1천억원)는 중국 텐센트의 '위챗' 마케팅비(2천억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한국 기업에 이런 기회가 온 것 자체가 행운"이라며 "지역별로 좋은 성과를 거둔 곳이 있는 만큼 잘할 수 있는 시장을 찾아서 당분간 기회가 있는 곳에 투자를 더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 의장은 지난해 NHN CSO(최고전략책임자)직에서 사임하고 라인주식회사 회장직을 맡아 라인의 글로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의장은 라인의 해외진출 사업을 맡고 있는 '라인플러스'의 라인 해외조직을 담당하며 라인의 글로벌화를 이끌고 있다.

도쿄(일본)=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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