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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보다 느린 초고속인터넷 "아, 옛날이여!"


무선 상품에 밀려 끼워팔기 상품으로 전락

[허준기자] 무선인터넷이 유선인터넷 속도를 넘어서면서 한때 통신사들의 주력 상품이던 초고속인터넷이 끼워파는 상품으로 전락했다. 최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선보인 LTE-A는 이론적으로 최대 150Mbps의 속도까지 가능해 초고속인터넷의 속도인 100Mbps보다 더 빠르다.

통신업계 초고속인터넷 관계자는 16일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초고속인터넷이 통신사들의 주력상품이었지만 지금은 무선상품이 대세가 됐다"며 "이제 초고속인터넷은 무선과 결합된 결합상품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초고속인터넷은 대한민국의 정보화를 앞당긴 주인공이다. 아날로그 방식에서 진보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전 국민에게 보급되면서 빠른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졌고 그에 따른 다양한 부가 콘텐츠들이 파생됐다. 지금은 보편화된 첨단TV인 IPTV도 초고속인터넷이 근간이다.

하지만 무선통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가구가 늘고, 무선통신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통신사들이 초고속인터넷에 대한 홍보나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일 수 없는 상황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집에서 PC를 켜지 않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PC대신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e메일을 확인한다. 당연히 초고속인터넷 보다 무선 품질 및 속도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통신사들은 무선매출 증대를 위해 매 분기마다 수천억원의 마케팅비를 쏟아붓고 있지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은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올테면 따라와 봐', '지금 필요한 것은 뭐? 스피드'라는 유명 카피를 내세운 초고속인터넷 광고가 TV를 점령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빠른 무선 속도를 내세운 무선통신 광고가 TV를 장악했다.

최근 KT가 선보인 가족이 사용하는 LTE 회선수와 이용요금에 따라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광고는 초고속인터넷이 '끼워팔기' 정도로 전락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던 지난 2002년 KT의 전체 매출 대비 인터넷 매출 비중은 17.1%로 높았다. 하지만 2012년 KT의 인터넷 매출 비중이 약 7.4%로 크게 줄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도 지난 1999년 도입 이후 4년여만인 2002년 10월, 1천만 가입자를 돌파했지만 이후 상승세가 둔화돼 2013년 6월 기준으로 1천853만명을 기록 중이다.

통신사들의 초고속인터넷 매출도 하향세다.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천853만명 중 약 8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KT의 경우 지난 2011년 4분기 초고속인터넷 매출이 4천601억원이었지만 올해 2분기에는 4천420억원에 그쳤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2011년 4분기와 올해 2분기의 초고속인터넷 매출을 비교하면 약 200억원 가량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내부 담당직원들이 의기소침해지는 모습도 느껴지긴 한다"며 "그래도 무선인터넷과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고속인터넷 담당자는 "과거 초고속인터넷 붐이 일어날 때만 해도 초고속인터넷회사 초임연봉이 국내 최대 수준일 만큼 인기직종이었다"며 "지금은 예전만큼 각광받지 못할지 모르지만 초고속인터넷이 유무선 통합을 뜻하는 올 아이피 시대의 핵심 사업분야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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