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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매각 위기…시사점은?'


신한투자 'HW·SW 모두 과도한 자사 스타일 고집, 트렌드 못따라가'

[이혜경기자] 한때 '오마바폰'이라 불리며 북미에서 잘나갔던 스마트폰 블랙베리가 매각 위기에 놓여 있다.

이와 관련해 16일 신한금융투자는 "블랙베리 매각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면서도 "IT산업의 패권은 불과 1~2년 사이에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최고 위치인 한국업체들이 미래를 고민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블랙베리는 지난 2009년까지만 해도 시장 점유율이 20%에 육박했으나, 현재는 3%도 안 된다. '오바마폰' 애칭을 갖고 있던 시절에는 북미에서만 50% 넘는 점유율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북미에서도 점유율이 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점유율은 0.1%, 서유럽 점유율은 4.8%다.

시가총액도 2008년 782억달러(87조원)에서 56억3천만달러(6조3천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하 애널리스트는 블랙베리가 위기에 빠진 요인으로 "하드웨어 면에서는 풀 터치 스크린을 거부하고 쿼티 자판을 지나치게 고집했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같은 혁신을 거부하고 자사 소프트웨어의 우수성만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랙베리가 생존을 위해 매각을 포함한 돌파구 찾기에 나섰지만, 문제는 이 회사를 사갈 만한 주체가 딱히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 삼성전자, ZTE, 화웨이 등 다양한 업체가 거론되지만, 이들이 굳이 돈을 써가며 인수할 이유가 없고, 마이크로소프트도 후보로 거론되지만 이미 노키아나 삼성전자와 협력이 공고한 상황이라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필요한 중국업체에게 블랙베리가 매력적일 수도 있지만, 이는 캐나다와 미국 정부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 현재로서는 블랙베리를 인수할 만한 업체가 없다는 판단이다.

하 애널리스트는 "블랙베리가 최근 1~2년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매각 되든, 파산 하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각광받던 스마트폰 업체의 몰락은 현재 최고의 위치에 있는 한국업체들의 미래를 고민해봄에 있어서 의미가 있다"는 시각이다. IT산업의 패권은 불과 1~2년 사이에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현재 스마트폰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지만, 하이엔드 스마트폰은 이제 정체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스마트 시계, 휘어지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등의 혁신을 선도하지 못하는 업체는 향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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