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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VOD '홀드백' 연장, 파장은?


"콘텐츠 시장 활성화" vs "지상파 힘 키우기"

[백나영기자]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정하늘(32)씨는 갑작스럽게 문자 한 통을 받았다. 현재 이용하고 있는 IPTV의 지상파 VOD 무료 다시보기 기간이 3주로 연장된다는 내용의 문자였다. 평소 IPTV의 무료 VOD를 자주 이용하는 정씨는 3주나 기다려 원하는 방송을 봐야할지 돈을 지불하고 VOD를 구매를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지난 12일부터 지상파 무료 VOD 다시보기 기간(홀드백)이 기존 1주에서 3주로 연장되면서 미디어 시장의 적지 않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다시보기의 유료화의 급속한 확산으로 방송 콘텐츠에서도 음악과 같이 유료화의 급진전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지 모른다는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3사는 지난 7월 유료방송사들과의 협의를 거쳐 VOD 다시보기 서비스 무료 시청 가능 시점을 본방송 종료 1주일 후에서 3주일 후로 변경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달 12일 KBS에서 방영 1주일 된 드라마 '굿닥터' 3회를 보기 위해서는 다음달 2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금까지는 무료로 다시보기를 하려면 일주일만 기다리면 됐지만, 앞으로는 3주 내에 VOD를 시청하고 싶다면 유료로 구매해야 한다. 지상파 VOD의 경우 편당 700원(SD)이나 1천원(HD)을 지불하고 구매하거나 1만원 이상의 정액제를 결제하고 VOD를 시청해야 한다.

시청자들은 무료시청때까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는 홀드백 기간이 길어지면서 유료 VOD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매출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상파 관계자는 "본방송 시청률이 줄어들면서 광고 매출도 감소하고 있어 콘텐츠 제작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홀드백 연장으로 VOD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통해 질좋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급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료방송사업자들도 유료 VOD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케이블방송 업계 관계자는 "시청자의 직접적인 반발을 지상파가 아닌 유료방송사들이 받게 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유료 VOD 수요 증가로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이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홀드백 연장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콘텐츠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미디어미래연구소의 이종관 박사는 "우리나라의 방송시장은 지상파 콘텐츠 중심으로 형성되다보니 전형적인 저비용, 저효용의 구조"라고 지적했다. 지상파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2차 시장인 VOD 시장에서 제 값을 매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지상파 콘텐츠 파워 더욱 커질 듯

시청자들의 불만과 더불어 홀드백 기간 연장으로 지상파의 힘이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지상파는 콘텐츠에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 유료방송사들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해왔다. 홀드백 연장 협상에서도 지상파와 유료방송사들은 소비자 불만이 다시보기 시청급감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했지만, 결국 홀드백 연장으로 합의를 봤다.

하지만 홀드백 3주 연장은 지상파의 N스크린 서비스와 맞물려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는 현재 N스크린 '푹(pooq)'을 서비스하고 있다. 실시간 (다시)보기와 VOD (무료->다시) 보기는 월 5천900원, VOD 다시보기는 월 4천900원이면 이용이 가능하다. 지상파에서 운영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별도의 홀드백 없이 당일에도 다시보기를 이용할 수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지상파가 다른 회사와의 콘텐츠 계약을 맺는 것은 사적계약의 영역이라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경쟁플랫폼과 현저하게 차별적으로 경쟁상황을 나쁘게 만드는 것은 반경쟁적인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지상파가 지금보다 더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된다면 방송시장의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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